농협중앙회 국감 이후 ‘공공의 적’으로 부상?

인터넷 토론광장서 ‘비리 온상’ 질책 뜨거워

  • 입력 2010.10.15 21:01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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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의 방만한 경영과 내부비리 등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진 이후 농협중앙회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약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의 역할을 져버린 현재의 농협중앙회에 대해 농민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날선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 농협중앙회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방만한 경영, 내부 비리와 함께 농민을 위한 설립이념이 무색한 사업구조에 대한 질책이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올해의 국정감사 지적사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가운데 8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토론광장인 인터넷 다음 사이트의 ‘아고라’에서는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이란 명칭을 농민에게 돌려주고 농업 은행(농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농협이란 이름, 부끄럽지 않으세요” 등의 제목으로 농협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한 네티즌은 자신을 “빈농의 자식이자 서민”이라고 밝히며 “국정감사를 통해 5년간 1조원 이상을 직원들의 돈잔치로 쓰였음이 밝혀졌다. 지금 농민들의 상황이 어떤데 가장 잘 알고 헤아려할 그들이 정말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조합이 생성된 이유는 간단하다. 돈없는 농민들에게 정부가 돈을 지원하고 조금씩 자본금을 모아 물건 살 때 싸게 사고, 자금이 필요할 때 조금 더 저렴하게 빌리고, 생산한 농산물 조금 더 좋은 가격으로 편하게 판매하고자 함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최소한의 운영자금과 투자금을 제외한 모든 금액이 농민에게 나눠지거나 재투자 되어야 한다”라고 농협 본연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하지만 오늘날의 농협이 본업을 제외한 엉뚱한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로그에서는 “농협을 개혁해 달라. 안 된다면 차라리 없애 달라”고 강력히 성토하며 마무리했다.

농협중앙회 국정감사 모니터 요원이었던 한 참석자는 블로그를 통해 “농협중앙회 쪽 대표들이나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회피하려고만 하거나 그저 폐쇄적인 자기논리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다”고 당시의 농협중앙회 책임자들의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농협중앙회의 국정감사에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산지유통의 핵심 역할 미비 △부실한 경제사업 △경쟁력 없는 신용사업 △농기계은행 사업 부실운영 등 농민권익을 위해 조직된 농협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운영 실태 부분에 대한 지적과 △5년간 1조원대의 임직원 대상 돈잔치 △직원 비리 △임직원 자녀 내부채용 등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해에 이어 농협중앙회는 또 한번 ‘총체적 부실’ 판정을 받으며 2010 국정감사를 마무리했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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