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4대강 사업 중단 위해 온 민중 힘 끌어 모아야

4대강 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공동대표 박창균 신부

  • 입력 2010.09.09 11:25
  • 기자명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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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로서 4대강 반대하는 움직임에 동참하기 어려웠을 텐데 선뜻 나선 계기는 무엇인가.

그간 생명운동을 해왔다. 낙태반대, 사형반대 등과 환경운동, 인권, 교육운동, 남녀평등, 병역거부 등을 포괄적으로 생명운동으로 보고 생명학교도 운영했었다. 

1997년 IMF 때 경제문제도 생명운동의 한 분야로 보고 천주교 대안경제연대를 꾸려 신앙인으로서 경제문제를 고민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운동을 벌였다. 그때 거제도에 부임했는데 석유비축기지 증축반대 싸움을 하면서 지역의 요청으로 거제환경운동연합 의장을 맡았다.

그 후에도 2000년에 지리산에 댐을 만들어서 부산에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지리산권 종교평화연대를 꾸려 반대운동을 벌였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사업이 나왔다.  올해 3월 12일 천주교주교단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4대강사업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참을 하고 있고 낙동강 권역의 대표를 맡고 있다.

▲ 박창균 신부

4대강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4대강 주변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농민도 큰문제인데 어떤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나?

정부자료로 전체농지의 1.7%가 사라진다. 농민 3만여명이 농지에서 쫓겨난다. 4대강 농지가 사라짐으로서 주요재배 작목이던 채소 생산량이 줄어들어 채소 값이 폭등했다. 2007년 중국이 농산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뀜으로서 올해 마늘이 생산량이 부족해도 수입이 안 돼 마늘 값이 폭등했다.

지금은 쌀이 남아돌아 처치 곤란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오래 쌀이 넘쳐나겠는가? 절대농지가 계속 사라져가는 추세에서 농지보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4대강을 준설해서 농지리모델링을 하겠다고 하는데 농지리모델링이 아니라 농지를 없애는 것이다.

합천보 공사장인 대곡면 주민들이 처음에는 침수우려지역이 리모델링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항의했는데 준설토를 채우고 난 뒤에는 이 흙으로는 10년 가도 농사를 못 짓는다고 준설토 리모델링을 반대하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농지를 못 쓰게 하는 땅도 어마 어마 할 것이다.

농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장을 통해 시군청에서 하는 이야기에 넘어가고 있다. 땅값보상을 많이 받아서 당장에 좋을지 모르지만 그 돈으로 도시에 나가면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갈 것인가?

그나마 땅을 가진 사람들은 보상이라도 받지만 소유권 없이 농사만 짓던 사람들은 땅에서 쫓겨나서 어떻게 살아가겠나? 농촌에서 개발 전에는 형님, 아우하면서 잘 살았는데 개발이후에는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농민들이 정부의 달콤한 꾐에 꼬여 4대강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지역발전 가로막는 다고 욕을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농민들이 땅을 지킬 때 가장 농민답게, 사람답게 살 수 있고 후대를 위해서도 농지를 지켜야 한다.

환경운동가들의 목숨을 건 함안보 고공농성에 정부는 꿈쩍도 안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2차대전 말기 독일의 본헤퍼 라는 신학자가 나치를 보고 “미친 운전자가 사람을 다 치여죽인다.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죽은 사람 장례만 치를 것인가? 차에서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결국 그는 나치에 총살당했다. 정부는 4대강을 제정신이 아닌 미친 듯이 속도를 내서하고 있다. 어떤 이론이나 논거도 없다. 단지 토건업자들 돈을 벌어 주기위한 사업이다.

그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정부는 수백억을 들여 홍보를 하지만 우리는 우리 돈 들여 만화책을 만들고, 강연회를 하고 시국미사를 하고 집회를 해도 안돼서 고공농성까지 벌였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어나야 한다. 사회단체도 바쁜 일들이 많겠지만 지금은 여기에 집중을 해줘야 한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정부가 멈추지 않겠나? 그리고 대통령의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

농민,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진실을 제대로 봐야 된다. 수량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4대강 본류의 수량은 절대 부족하지 않고, 홍수예방을 한다지만 홍수는 본류가 아닌 지천에서 일어난다. 수질개선을 한다지만 낙동강은 2급수이다. 오히려 수심을 깊게 하면 물 흐름이 느려져 수질이 좋아질 수 없다.

그리고 강바닥을 준설하면 모래가 하던 정화작용을 빼앗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효과가 있다지만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지역발전을 한다는데 서울의 땅 투기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뿐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효과는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미 공사가 40%나 진행됐는데 중단시킬 수 있겠냐며 포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사업은 조금이라도 덜 진행됐을 때 중단시켜야 되고, 95%가 진행되더라도 중단시켜야 된다. 그리고 10년 20년이 지나면 미국이나 독일처럼 원상복구를 시킬 것이다.

원상복구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100년 이상이 걸릴지 모른다. 복구비용은 지금의 몇 배에 달할 것이다. 시민들도 나와 관계없는 일이 아니다. 4대강 사업투자로 수자원공사는 엄청난 적자를 보게 돼 수도민영화를 할 것이다. 그러면 물 값이 엄청나게 오를 것이다. 수도민영화로 인한 물 값인상을 저지하기 위해서도 4대강 사업을 반대해야 할 것이다. 

향후계획은?

민중의 힘을 끌어 모으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해야 된다. 일단 10일 4대강 사업중단 도민대회와 11일 전국대회에 힘을 모아야 된다. 그리고 국회에서 내년도 4개당 예산이 통과되지 않도록 지역 국회의원을 압박해야 된다.

시군별로 대중조직을 만들어서 촛불을 다시 들어야 한다. 수입소고기 반대투쟁 때처럼 백만명이 들고 일어나야 정부가 중단할 것이다. 한나라당 당사, 국회 앞, 도청 앞 농성도 진행해야 된다. 4대강 사업반대는 자신을 위해, 후대를 위한 일이고 생명, 땅, 물을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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