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도 안했는데 배추는 다 팔려

채소값 고공행진...해남군 배추농가 ‘비상’
가격상승 기대 속 포기당 550원 이상 거래
농가피해 우려 계약서 작성 시 신중 필요

  • 입력 2010.08.17 12:00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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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도 하지 않은 배추 한 포기를 550~650원에 계약하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파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인들은 농가들이 심는다는 면적만으로 계약을 하고 있다. 상인들과 농가들은 현재 김장배추는 1포기당 450~500원, 월동배추는 550~700원에 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배추종자와 비닐까지 공급하며 심지어는 농가들이 정식만 하면 병해충 관리 등을 직접 다 하겠다는 계약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남군 화원농협도 농자재와 인건비가 상승한 점과 상인들과 거래가격을 고려해 올해 배추 계약재배가격을 1kg당 20~30원 가량 올렸다. 김장배추는 1kg당 150원, 월동배추는 160원의 가격으로 결정했다. 문내농협을 비롯한 황산, 산이 농협도 지난해 보다 계약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상인들의 높은 가격 계약은 배추가격 상승의 긍정적인 효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배추가격 상승이 자칫하면 농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에서 배추 유통을 하고 있는 모 씨는 외지 대상들이 형성한 높은 가격으로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과 같은 계약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며, 가격하락 시 상인들은 계약을 포기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이 될 수 있어 계약서 작성 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종도 하지 않은 배추가 높은 가격에 계약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와 올해 계속된 배추값의 고공행진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또 김치 원산지 표시제 시행과 중국의 배추 재배 조건도 고려 돼 올해도 배추가격이 높게 형성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상인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인들의 계약에 대해 일부에선 투기성 자본 유입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상인들은 계약만 할 뿐 아무런 돈도 들지 않는 상황이라 우선 물량을 확보하고 보자는 식이라며, 정식 후 계약금의 50%(200~300원)를 정산하더라도 보통 배추 1포기당 300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면 되고, 계약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갖가지 이유로 계약가격을 재조정할 수 있어 그렇게 큰 위험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배추계약, 높은 가격이라고 무턱대고 계약을 할 것이 아니라 계약조건과 내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해남우리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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