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1세대 임혜숙씨를 만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포도주 공장 운영
"정쌍은 포도주"

  • 입력 2010.08.12 15:27
  • 기자명 김영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포도주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 거창군 웅양면에 살고 있는 임혜숙씨를 찾았다. 그는 83년 결혼과 동시에 귀농을 하게 되었다.

서울출생에 명문대로 알려진 고려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하게 된 것은 캠퍼스 커플이었던 정쌍은씨와 함께 학생운동의 연장으로 노동, 농민현장으로 진출 할 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농촌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서울내기가 아닌  농사경력 28년에 배테랑 여성농민이다.
3,900평정도의 포도농장은 전부 거위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짓고 있다. 오리나 닭은 산짐승이 잡아먹어서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제초용 일꾼으로는 거위가 최고란다.

그는 포도농장뿐만 아니라 포도주도 생산하고 있다. 포도주 생산은 포도농사 지은 이래로 버리는 포도가 아까워 술을 담기 시작했고, 2002년 농촌여성일감 갖기 사업에 선정되어 지하 저장고가 있는 소규모 공장을 지었다. 현재는 제조 면허를 받아 본격적으로 포도주생산을 하고 있다.

정쌍은 포도주는 꽤나 유명한 포도주다.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꼭 이포도주만 찾는데  남다른 기술이 있는지 궁금했다.

정쌍은 포도주는 자연효모를 그대로 살리고 인공효모를 넣지 않고 침전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포도주를 담글 때 포도알맹이에 붙어 있는 자연효모를 ‘아황산염’이라는 살균제(방부제)를 넣어서 다 죽인다. 그리고 인공효모를 넣어 맛을 균일하게 하고 잡맛을 없앤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정쌍은 포도주는 자연효모 그대로 닮는다.

그리고 보통 포도주의 색깔을 좋게 하기 위해서 화학약품인 침전제를 사용하는데 그는 침전제 대안으로 포도주를 담아서 숙성과정에 4~5회 정도 옮겨 담기를 한다. 가라앉혀서 밑에 가라앉는 찌꺼기를 없앤다.

이 찌꺼기는 포도나무에 영양제로 살포한다. 그래서 일반 포도주와는 달리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효모가 살아 있기 때문에  부글부글 넘칠 수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는 농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농민과 여성농민복지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거창군 여성농업인센터장을 하면서 센터 부설 어린이집 운영뿐만 아니라 농사일로 바빠 방치 되고 있는 농촌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지역주민의 요구를 받아 여성농민회 지회가 있는 고제면, 북상면, 웅양면, 주상면에 여성농민회 부설 공부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임혜숙씨는 이런 여성농민들의 요구를 접목시킨 사업을 잘 진행하는 선진 여성농민 이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후활동목표는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여성농민회(생산자)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생협(로컬푸드-거창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을 지역 급식센터에서 이용)을 만들고 싶다” 고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이것에 대한 고민은 거창군여성농민회가 8회에 걸쳐 12월만 되면 김장 직거래 사업을 해오면서 구상했던 사업이란다.

그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과 전여농 경남연합 회장을 역임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지역 농민대중을 향한 사업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모습에  많은 후배 활동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