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

농사지어서 돈 벌 수 있는 경상북도 만들어 보이겠다
4대강, 대표적 녹색성장산업…농업에도 획기적 변화 가져올 것
밭농업직불제, 막대한 예산 소요로 단독 시행 어려워

  • 입력 2010.08.03 09:22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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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주요 농업현안과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김관용 경북도지사
우선 경북도정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한국농정신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경상북도는 도민의 19%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사과는 전국 생산량의 62%, 한우는 24%를 차지하고 있는 농도이다. 따라서 우리 도에서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살맛나는 세상을 농촌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먼저, 농민사관학교를 통해 농업 CEO 1만5천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제는 농사도 공부하면서 지어야 승산이 있다. 두 번째는 농업의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화이다.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이 아니다. 쌀산업 무한변신 프로젝트 추진, 전통음식도 자원화하고, 세계대학생 승마선수권대회 및 제4경마장과 연계한 말산업육성, 고부가가치의 유용 곤충산업까지 돈 되는 농업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종자혁명 등 R&D 분야와 세계시장 판로확보에는 도가 직접 나설 생각이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억대 농가 2만호를 육성해서 농업인이 대접받고, 농사지어 돈 벌 수 있는 경상북도를 반드시 만들어 보이겠다.

-대북쌀지원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와 현실적인 쌀대란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북쌀 지원문제는 민감한 국가사안으로 지방정부 차원에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쌀 문제는 수급이 안 맞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근본적으로 쌀을 덜 먹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밀가루·육류 등 대체식품 소비증대가 주원인으로 작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년에 한가마도 안되는 74㎏으로 30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 우리 도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지난 1월 쌀산업FTA대책과를 신설했다. 여기서 쌀산업을 단순 생산 위주의 1차산업에서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 6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경북 쌀산업 무한변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주, 쌀국수 등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 R&D를 통한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제품도 개발하고, 안정적인 소비시장 확대를 위한 식문화운동도 펼치는 등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해마다 1만여ha에 이르는 면적의 농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 국민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전국 채소 재배면적의 13%에 해당되는 3만ha의 비옥한 농지가 사라지게 하는 사업이며 수십년동안 일궈 온 친환경 유기농지도 훼손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최근 전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농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2008년에는 이상기후로 필리핀, 이집트 등 세계 곳곳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이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녹색성장사업이고, 농업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낙동강변에는 비가 조금만 내려도 둑이 터져 물난리를 겪고 있고, 반대로 조금만 가물어도 농지가 메말라 몸살을 한다. 이제는 하늘만 보고 농사짓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이제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을 통해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농경지 리모델링을 통해 못쓰는 농토를 옥토로 바꾸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토속어류 산업화센터 건립’ 같은 내수면 어업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이 완성되면 주변에 수많은 관광명소가 생겨나고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기회도 많이 창출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6. 2지방선거 과정에서 밭농업직불제조례제정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셨는데, 이에 대한 실천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밭농업직불제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밭농업직불제 시행을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도가 단독으로 시행하기에는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현재 전액국비로 지원받고 있는 쌀소득 등 직불금이 연간 1천억원임을 감안하면, 논면적보다 많은 밭의 직불제 시행에 따른 예산은 매년 쌀소득직불금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의 부담이 너무 크다. 향후 중앙부처에 지속 건의해 정부지원사업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무상급식의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북 안동에 급식지원센터가 공사중이기도 합니다.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청소년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자식들에게 질 좋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고자 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 도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도내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학교급식을 위해 식재료 구입비 일부를 지원해 왔으며 금년에도 초·중·고·특수학교 974개 전학교에 182억원을 지원한다. 지난 6ㆍ2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교육감 후보들이 무상급식 추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경북도의 경우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서는 1,200억원 이상 추가예산이 필요하므로 지방재정 여건상 현실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 도에서는 지역농가들이 생산한 안전하고 질 높은 농수축산물이 학생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주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으며 올해는 안동에도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 중에 있다. 향후 2014년까지 도내 10개소의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매년 변화되는 국고보조사업이 항목별로 결정되고 나면 해당품목의 시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농기계지원사업이 보조사업으로 결정되면 2천만원에 거래되던 트랙터가 2천8백만원으로 오르는 사례들이 빈번합니다. 결국 농민들보다는 업자들 배불리는 보조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이 있습니다. 보조사업의 실익이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실 묘안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보조사업은 우리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말씀하신 사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조사업으로 결정되기 전 사전 가격조사 등을 통해서 가격을 명시화 하고, 규격품에 기준 미달하거나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할 경우에는 지원을 제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반영되도록 중앙부처 등에 건의해 나가겠다.

-기타 경북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공약)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농촌과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어려운 실정이다. 농촌 현장에서 농업인들을 만나면 농사를 잘 지어놔도 어렵고, 흉년이 들면 흉년이 드는 대로 어렵다고 한다. 올 봄 쌀값 하락에다 이상저온, 구제역까지 농민들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의 부흥 없인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민선 5기에는 우리 농어업을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지역별 명품 특산물을 육성하고, 쌀, 마필산업을 새롭게 일으키겠다. 유통구조개선, 전문기업농 육성 등 농어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 현재 7,374호인 억대농을 2017년까지 2만호로 육성하는 ‘경북 부자농어촌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추진해 나가겠다. 이 프로젝트의 골격은 개별위주, 품목중심의 하향식 지원에서 마을단위의 종합적 지원, 상향·공모식 정책 패러다임으로 공동소득 확대와 사업주체들의 경영혁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에 특화된 유·무형의 자원을 발굴하고 전략산업화해서 소득을 획기적으로 늘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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