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도지사

“정부, 쌀 대북지원 정세 고려해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
‘4대강 사업’에 찬성한 적이 없어…영산강 지역현안사업, 외면해선 안 돼

  • 입력 2010.08.03 09:04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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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주요 농업 현안과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박준영 전남도지사
전남은 전국에서 농가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경지면적도 가장 넓으며, 주요 작물 생산량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도이다. 농업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04년 지사 취임 이후부터 농업을 포함한 농촌 정주여건 개선, 농업인 의료·복지·교육 서비스 증진 등 농업·농촌·농업인을 포괄하는 ‘3농 정책’을 지속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한 ‘생명식품산업 1차 5개년계획’을 추진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어렵다고 했지만 도민들께서 잘 협조해 주셔서 지금은 전국 친환경 농산물 인증면적의 52%를 전남이 차지하게 되었고, 국민들도 ‘친환경농업하면 전남’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친환경 농업을 유기농 생태농업으로 전환하여 ‘14년까지 무농약 이상 인증을 경지면적의 45%까지 확대해 나가겠다. 그 동안 농수축산물은 1차 상품으로만 판매했는데 이제는 가공·유통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가공·유통 시설을 확충하고 50개의 수출기업을 육성하겠다. 모든 특산물 중심의 회사를 만들면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부가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농축산, 녹색 체험관광 등 비교우위 정책을 한층 더 발전시켜 농업부문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해 나가겠다. 행복마을, 전원마을 조성 등 농촌 정주여건 개선과 농업인의 의료복지를 증진하고, 친환경 기숙사 신축, 영어체험 캠프운영 등 농어촌 교육 여건 개선으로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 나가겠다.

-지난해 쌀 대란으로 전국의 농민과 농협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올 해에도 쌀 대란이 계속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농민들은 지난 2년여 동안 중단돼 온 대북쌀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북 쌀지원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와 현실적인 쌀대란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 도에서는 공공비축미 매입량 확대, 대체작목 육성 지원 등 쌀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을 정부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 도 자체적으로도 중·장기적 수급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생산성이 낮은 수리불안전답에 소득유망 약용작물을 단지화 하고 계약 재배를 통해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친환경 쌀 제분공장’을 설립하고,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소비를 늘려 나가고 있다. 그러나 쌀값 문제 해결은 지방 차원의 추진은 한계가 있고, 식량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종합적인 수급안정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북 쌀 지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되었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다. 남북관계와 국제정세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당장의 쌀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민족의 한쪽이 기본 생계마저 해결치 못하는 상황은 민족의 신체 구조 변화 등 비극이다. 장차 통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민족의 먼 장래를 보고 정부가 결단하길 바란다.

-해마다 1만여ha에 이르는 면적의 농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 국민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강행 하려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전국 채소 재배면적의 13%에 해당 되는 3만ha의 비옥한 농지가 사라지게 하는 사업이며 수 십년 동안 일궈 온 친환경 유기농지도 훼손 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4대강 사업’에 찬성한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 지역에 있는 영산강은 지역 현안사업으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강의 상황과 여건을 잘 모르지만 영산강은 다른 강과 달리 오랫동안 방치되어 오염이 심해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하고, 2~3m의 토사가 쌓여 매년 크고 작은 홍수 등으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친환경 농업을 하는 전라남도로서는 수질개선을 위한 영산강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국민의 정부 때부터 4대강 수질 개선사업을 추진하였다. 당초 목표에 비해 사업비가 한강은 120%, 낙동강 80%, 금강 62%가 투자되었으나, 영산강은 49%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다른 강들은 식수원으로 관리되었지만 영산강은 농업용수였기 때문이다. 상류에 4개 댐, 하류에 1개 둑을 막아 영산포를 기점으로 하류는 물이 있으나 오염되어 이제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힘들고, 상류는 거의 건천화 되어 쌓인 토사위에 20~30년 된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강 모습이 아니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오염된 수질과 홍수 등으로 고통받아온 영산강 유역 주민들의 염원을 받아 지난 2004년 보궐선거 출마할 때부터 ‘영산강 살리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약으로 내세웠다. 2006년과 2010년 지방 선거에서도 영산강 사업은 저의 주요 공약이었고, 이를 통해 도민들의 선택을 받았었다. 영산강의 오염원을 줄이고, 홍수를 예방하며 부족한 수량을 확보하는 등 수질개선과 치수대책을 핵심으로 하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편입되는 농경지는 전남 전체 농경지(‘09년 310천㏊)의 약 0.32%(0.99천㏊) 수준으로서 우려할만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얼마 전 학교급식에서 중국산 고춧가루가 나온 사례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지원 되고 있는지 학교급식 유통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학교급식센터 설립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전남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2007년부터 전국 최초로 2천795억원을 투자하여 급식대상 학교에 친환경농산물 전량을 식재료로 공급하고 있다. 일반 농산물이 친환경 농산물로 둔갑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 학생들에게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농업인과 학부모 단체 등이 참여하는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학교 영양사들로 하여금 친환경 인증 스티커 첨부 확인 등 감독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쓰이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2013년까지 210억원을 투자해 권역별 1개소씩 총 7개소의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는 순천, 나주 등의 ‘농산물유통센터’ 시설을 활용하여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남은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전국에 확산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듯이, 앞으로도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과 모범적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

-기타 전남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공약)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2000개 기업유치와 10만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인구 200만명 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 여기엔 농·수·축산물의 가공 유통회사도 포함된다. 미래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한 예로, 미래 철 대신 쓸 수 있는 마그네슘 생산 공장을 순천에 유치했는데, 지금은 자전거 회사가 들어와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또한, 화순에 유치한 녹십자 백신공장은 작년에 신종플루 발생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래를 보고 백신산업을 유치한 것이 국가에도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해양바이오, 미생물, 우주항공산업 분야 등의 미래 산업들을 유치한다면 일자리 10만개가 만들어지고, 2014년쯤이면 인구 감소가 중단되고, 2020년에는 인구 200만을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 올 10월에 개최되는 F1대회, 2012 여수세계박람회 등 4대 국제행사가 전남에서 개최된다. 이러한 국제행사의 성공 개최는 한국과 전남의 위상을 높이게 될 것이다. 다도해 섬 개발, 관광리조트 숙박시설 확충 등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1억명 관광객 시대를 열어가겠다. 전남은 ‘한국의 플로리다’로 불릴 만큼 겨울에도 기후가 온화하고 생활비가 적게 든다. 전남의 자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도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은퇴도시 건설에도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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