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사고를 쳤다”

벼경영 안정 대책비로 나락값 7만원 보장
충북도의원 당선자 김 도 경

  • 입력 2010.06.14 13:33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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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은 지난 2일 2010 지방선거에서 농민운동가 출신 당선자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충북 청원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후보로 나와 충북도의원에 당선된 김도경 당선자부터 시작합니다. 〈편집국〉

▲ 김도경 도의원 당선자
어둑어둑 해질 무렵인 8시가 조금 지나서 청원군농민회 사무실로 김도경 당선자가 들어섰다. 청원군농민회 월례회의가 열리던 10일 사무실은 잔치 분위기였다. 눈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들어선 김 당선자는 예의 사람이 좋아 보이는 스타일이다.

김 당선자의 인상적인 말은 월례회의를 마치고 열린 뒤풀이에서의 인사말이었다. “청원군농민회에 희망을 주는 사고를 쳤다”는 그의 말과 잔치집 분위기의 청원군농민회 회원들의 모습이 겹치며 새로운 활기가 보였다.

자신은 박수만 치던 사람이라고 낮추는 김 당선자는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것보다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물러서지 않고 박수를 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선거에 출마한 계기는 “내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농민회 회장이라 책임을 지기 위해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농민운동의 서러움이 있었다. 김 당선자는 “지난해 도청 앞에 2천개의 볏가마를 3~4개월 동안 적재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도청을 방문한다니까 하루 만에 해결되는 걸 보면서 무시당하고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민주당이나 다른 당에 기대하지 않고 우리가 농업문제를 해결하기 선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농민운동 출신가들이 당선 이후에 변하는 모습에 대해 묻자 김 당선자는 “선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걱정이 되는 것은 정치가 입으로 하는 거라 나도 입만 살아남을까 걱정이 된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민주노동당이라는 조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선거를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당과 농민회과 같이 했기 때문에 조직이라는 시스템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거에서 그가 내세운 첫 번째 공약은 쌀값이다. 7만원 나락값 보장과 밭직불금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 김 당선자는 도의원의 중점을 둘 사업으로 벼 경영안정 대책을 조례로 만들고, 밭직불금과 합쳐 농업인 직불금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안정기금 2백억원을 마련해 갑자기 쌀 등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쌀값 안정을 위해 충북도 대북지원 조례에 쌀 지원 조항을 반드시 넣겠다고 김 당선자는 다짐한다.

김도경 당선자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단일후보로 출마해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 당선자는 “충북도지사 단일화 과정 속에서 민주당에게 충북도의원은 민주노동당으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으며, 지역에서 이장만 10년을 해서 지역을 잘 안다는 장점 등이 결부돼 단일후보로 추대됐다”고 설명했다.

쌀농사를 30년간 지어 온 그는 올해도 4만평의 논에 모를 내고 있다. 선거운동 하느라 모를 내는 것이 늦어졌지만 농민회 회원들과 그를 지지했던 운동원들이 바쁜 김 당선자를 대신해 모를 심고 있다. 마치 진보의 씨앗을 뿌리듯.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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