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 입력 2010.06.14 13:17
  • 기자명 한도숙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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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는 널리 알려진 그리스 신화이다. 상자를 열자 인간이 겪어야 하는 모든 고통들이 쏟아져 나오자 놀라서 급히 뚜껑을 닫았다. 다행히도 맨 밑바닥에 있던 희망은 거기에 남아 인간이 고통을 당하면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판도라는 누가 보냈을까? 제우스다. 제우스는 신중의 신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에게 불을 훔쳐다 준 것을 노여워한 제우스가 판도라라는 예쁘고 호기심 많은 여자를 만들어 프로메테우스형제에게 보낸 것이다.

판도라는 제우스의 의도대로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의 집에 있던 상자를 열어보게 되고 인간들은 불을 갖는 대신 온갖 고통을 감내해야 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모든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운명에 처해지고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는 독수리가 그의 간을 쪼아 먹는 형벌을 받게 된다.

판도라는 희망이라도 남겨두었지만 MB는 그것마저 열어버리려 하고 있다. MB가 제주도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대중, 대일 FTA를 추진하도록 제의 했다고 한다. FTA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노암 촘스키를 비롯한 세계의 석학들이 말하고 있다.

무한경쟁을 통한 상품의 교역이라는 것이 말로는 정당한 교역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뺏고 뺏기는 약탈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힘이 강한 쪽은 이익이 생기지만 힘이 약한 쪽은 많은 것을 잃게 되리라는 것이다. 특히 농업에 있어서 한중FTA는 그 위력이 사라호 태풍보다 큰 위력을 지니고 있어 한국농업의 새로운 희망마저도 날아가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오죽하면 FTA전도사 김현종 본부장도 한중 FTA에서는 농업부분을 세심히 살펴야 할 것으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처럼 당장은 한중FTA로 우리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우리 농업은 초토화될 것이고 기업마저도 중국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말이다.

경쟁과 규모화를 떠드는 정부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한중일FTA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를 입게 되는 농업을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적어도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고 우리나라농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

만일 한중일 FTA로 판도라의 마지막 희망까지 날아가 버린다면 이 나라 국민들은 남의 손에 밥상을 맡기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지만, 협정을 주도한 세력들은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로부터 받은 고통을 역사가 끝날 때까지 안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야 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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