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피해 농가를 구제하라”

  • 입력 2010.06.07 14:14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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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놈들 죽을 땐 죽더라도 배곯리면 안된다고 우유랑 사료는 먹여야 한다면서 터덜터덜 축사로 향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생각나 눈물이 마르질 않네요.(중략) 그 일이 전부인 농민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 주셔야죠”

지난 4월 농림수산식품부 홈페이지에 살처분 당일 마지막까지 가축을 돌보던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저녁을 먹다 말고 전화 한통화로 “살처분 대상자이니 매몰지를 준비하라”는 청전벽력같은 통보를 받고는 절망과 공포를 넘어 분노에 찬 농심이 읽힌다.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5만여두의 가축이 살처분 됐고, 400여 농가가 하루아침에 생업을 잃었다. 정부는 100% 보상을 약속하며 살처분을 강행했다. 갑작스러운 살처분 명령에 농가들은 하소연 할 곳도, 의논할 곳도 찾지 못한 채 살처분만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도 혹시 나 때문에 이웃 농가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부담에 결국 자식처럼 키운 가축을 땅에 묻었다.

수십년간 피와 땀으로 일궈온 농장도, 아침 저녁 밥을 주며 정들여 키워온 가축도 눈앞에서 쓰러졌고 또는 생매장 됐다. 하루아침에 삶의 기반이 가축들과 함께 묻히는 순간이다. 더구나 가축을 묻기 전에는 “살처분만 하면 100% 보상하겠다. 걱정하지 마라”던 정부의 말은 농민들이 생각하는 100%와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농정신문은 가축을 묻으며 희망도 함께 묻은 축산농가들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피해상황(유형, 무형)을 보도하고,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방적 살처분에 응했던 축산농가들의 희생은 어떻게 보상 되고 있는지, 보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집중 조명해 본다.

또 현재 국내의 검역과 방역시스템의 문제점도 함께 살펴본다. “보상도 필요 없다. 그저 구제역 이전처럼만 되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농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도 함께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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