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친환경육묘장 한우리육묘장

박재두 대표이사
농사짓는 기술로 승부한다

  • 입력 2010.05.23 20:12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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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7일은 국내에서 최초로 친환경육묘장이 준공된 날이다. 충북 청원군 오창읍에 위치한 청원한우리육묘장(대표 박재두)이 바로 그곳이다. 한우리 육묘장은 7300㎡(2,200평) 규모의 온실로 토마토를 중심으로 오이, 애호박, 수박 등의 육묘를 친환경으로 하고 있다.

박재두〈사진〉 대표가 육묘장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다. 처음 농자재를 판매하는 일을 하다가 새로운 분야를 개착하기 위해 육묘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재두 대표는 “농업이 전문화, 분업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육묘시장이 커지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 볍씨를 살펴보고 있는 박재두 대표이사

박 대표는 농민운동 시절에서도 농사기술, 영농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에서 영농부장을 맡아 농사에 관한 상담을 하기도 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육묘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우리육묘장은 3명이 출자한 영농조합법인이다. 당시 각각 5천만원을 출자해 1억5천만원을 종자돈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육묘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폭설로 하우스가 무너진 것.

“일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에 그것도 3월에 폭설이 와서 어떻게 손쓸 틈도 없이 하우스가 무너졌다. 이런 일을 당하니 복구할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다”고 박 대표는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무너진 하우스를 복구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고 빚도 늘어났지만 그는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어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했다.

박 대표는 “육묘장만을 해서는 답이 안 나올 것 같아 친환경 쪽으로 눈을 돌렸다”며 “당시 티브이에서 토마토가 몸에 좋다는 방송이 나와 토마토 소비가 늘어나 토마토 육묘를 시작했다”고 했다.

토마토 육묘를 하면서 전국의 육묘시장이 커지면 경쟁이 심해질 것 같아 친환경 육묘로 전환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청원군에 친환경 육묘장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도의원, 군의원, 농협조합장 등을 만나 설득한 끝에 사업비 4억원을 지원받아 친환경육묘장을 짓게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국 최초의 친환경육묘장은 오창의 친환경농업단지와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와 함께 상승효과를 발휘해 9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육묘는 충북을 중심으로 계약재배를 하고 있으며, 충남과 경기, 강원지역으로도 판매가 되고 있다.

박 대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농업기술이다. 농작물 재배기술에 능통해야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고, 우리나라처럼 토지집약적인 농업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육묘를 하면서 쌓은 해박한 농업기술과 농사지식은 그를 피곤하게 한다. 여기저기에서 그에게 농사에 대해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오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에는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 어떤 비료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전화가 수없이 온다.

박 대표는 귀농전문학교를 만들고 싶어 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진행하고 있는 농업 마에스터 대학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귀농하는 사람들을 모아 농업기술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은 돈을 지원해 온실을 짓게 하고, 특용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했지만 정작 재배기술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아 많은 농가들이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농업컨설팅이 경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재배기술을 가르쳐 사람을 키워야 하는 것이며, 이는 정부와 농협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리친환경육묘장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귀농전문교육장을 만들어 농업기술을 가르치고 싶다는 박 대표는 농업기술을 등한하고 연구 및 개발(R&D)을 강조하는 한국농업정책이 현장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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