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투쟁 '못자리부터 돌입' 선포

장흥군 농민들 “보리 등 노지작물은 피해조사도 안해”비판

  • 입력 2010.05.10 17:47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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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지역 농민들이 이상기온 대책 수립과 쌀 대란 해결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전농 장흥군농민회(회장 박행덕)는 지난 7일 장흥군민회관 앞에서 ‘이상기온 대책수립과 쌀 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장흥군농민대회’를 농민, 학생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날 박행덕 장흥군농민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지난겨울 비와 추위로 노지 작물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 논에 있는 보리를 베어내고 못자리를 해야 하는데 아직 자라지도 못해 땅에 붙어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장흥의 소득 작물이라고 알려진 표고버섯은 지난 3, 4월 사흘 걸러 비가 내려 수확량은 둘째 치고 품질이 형편없어졌다. 소득이 50% 이상 하락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에 대한 피해대책 세우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수확기 이후 거침없이 떨어지고 있는 벼 가격에 대해 “농사짓고 있지만, 앞이 막막하다. 지금 벼 값이 40kg 기준 3만9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누구하나가 책임지지 않고 있다”라며 “정부가 벼 10만톤을 시장에서 격리 한다고 했는데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었다”고 대북지원을 요구했다.

▲ 전농 장흥군농민회가 지난 7일 장흥군민회관 앞에서 장흥군 농민대회를 열고 이상기온 대책 수립과 쌀 대란 해결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피해대책에 대해서도 그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 뒤 “현재 기상이변으로 피해본 작물은 시설에만 한정되어 있다. 그것도 억지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를 해서 내놓은 대책이 장흥군에는 1천2백만원 밖에 안 된다. 우습다. 노지 작물에 대해서는 단 한 푼도 없고 피해조사도 안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박 회장은 지자체의 늑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그는 “보리 피해조사를 요구했더니 공무원들이 하는 말이 ‘농민들이 게을러서 물꼬를 안 터서 그랬다’라고 하더라. 또 표고버섯 피해 조사를 요구했더니 조사 근거가 없다더라. 표고버섯은 정남진 농협을 통해 거래가 되어 거래물량・금액 등의 자료가 다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반박했다.

이광석 전농 의장도 참석해 최근 쌀 값 하락에 대한 정부 대책 등과 같은 농업현안에 대해 비판하고 “대한민국 농민들이 전 국토의 85%를 관리하고 있다. 이 관리비를 정부로부터 받아내자”라고 주장하며 농민들을 격려했다.

또한 그는 “농민으로서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열심히 살아온 농민들이 아무 보람 없이 쓰러져갈 수 없다”라고 전한 뒤 지금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인지 인간답게, 농민답게 살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농민들에게 호소했다.

위두환 전농 사무총장은 투쟁사에서 “죽을지경이다. 미칠지경이다. 날씨가 농산물 값이, 쌀 값이, 하늘이,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 그래서 농민들도 미치겠다. 강원도에서부터 제주까지 전국 방방골골에서 농작물들이 죽어가고 있고, 도시서민들이 시장보기가 겁난다며 서민들도 죽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남에서는 쌀 값이 80kg 기준 9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올해 3만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다. 우리농민들은 이런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고창・부안지역을 지역구로 둔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전북도 측에 요청해 복분자를 피해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준 예를 들며 “이 지역구 의원인 유선호 국회의원에게 표고버섯 피해 조사를 해달라고 했더니 시간이 없어서 못 만나겠다고 했다”라고 전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대회를 마친 농민, 학생들은 행진을 벌인 뒤 지자체의 대책마련을 촉구했으며 장흥군청 앞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풍년농사 기원제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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