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피해대책 제도적 장치 강화해야

진주지역 작목반장 긴급 토론회

  • 입력 2010.05.03 09:12
  • 기자명 김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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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작목반장 긴급 토론회"

일시 : 2010년 4월 30일(금)                    장소 : 진주시농민회 사무실

주관 : 한국농정신문

<참석자 >

김환수 _ 대곡수출딸기 작목반 감사            노영식 _ 청천고추작목반 회장

하영기 _ 신관작목반 회장                        고영구 _ 문산공동선별팀 총무

남성민 _ 한국농정신문 논설위원(전농 부경연맹 정책위원장)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진주지역 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 농민들은 입을 모아 정부 대책은 허울뿐인 것이라고 지적하며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 농민들은 기금(자조금) 등을 조성해 자연재해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통해 농민들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키도 했다.  〈김설희 기자〉

 

▲ 진주지역 농민들이 지난달 30일, 전농 진주시농민회 사무실에서 최근 발생한 기상재해 피해의 현황과 정부대책의 문제점, 농민들이 바라는 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피해규모 절반아래로 이야기 하라고 교육


남성민=지역 중심으로 현재 피해상황이나 주변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이야기 해 달라.


김환수=딸기뿐만 아니라 다른 농가들을 둘러봤다. 금산면에는 고추 농사가 잘 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대곡면에는 고추도 망쳐서 포기하고 있는 농가들도 있더라.
그런 농가들을 진주시 공무원들이 현장을 방문해서 실태 조사를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임의대로 조사한 것 같다. 사전에 정보를 수집하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을 찾아가 조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딸기 같은 경우 지난해에는 6월까지 수확했는데 올해는 4월 정도에 그만둔 사람들도 많고, 양도 작더라. 이는 날씨가 춥고, 비도 오고, 햇볕이 나지 않으니까 밖에서 벌도 들어오지 않아 수정도 안되서 발생된 상황이다.

옛날에 많이 수확할 때에는 1천300평에 3kg짜리 상자로 80개씩 수확하기도 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3kg짜리 8개 밖에 못 따고 왔다. 어제는 7개, 그저께는 14개, 이정도 수준이다.

남성민=수확량이 적으면 딸기 값이 올라야 되는데 그렇지 않더라.

김환수=지난해에는 1달러에 1500원 정도 했는데 환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올해는 1천100원도 안되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투입되는 생산비도 더 많이 들었는데 그런 것들은 농산물 가격에 거의 반영되지 않더라.

남성민=대곡면에는 호박 농사도 많이 짓는다. 호박농가는 어떤가?

김환수=수정을 시켜놔도 일조량과 일기가 좋지 않으니까 불량이 많이 나온다. 물량이 적으니깐 시세가 좋아서 작년보다는 조금 좋았다고 하더라. 한 상자에 4만5천원까지도 가격이 나왔다는 소리를 들었다. 전반적으로 봐서는 상품과 하품의 편차가 큰 거 같더라.

고영구=우리읍(행정)에서는 작목반장들 모아놓고 대파나, 피해액(규모)을 조사했다. 동네이장들도 다 같이 다니면서 사진을 찍으며 조사를 해갔다. 고추로 대파를 한 농가도 있더라. 그러나 피해액을 정산할 때 (행정에서)작목반장들을 모아놓고 50%이하로 얘기하라고 교육하더라.

고영구=작년 생산량하고 올해 생산량을 가지고 비교를 하니깐 이야기가 안 되더라. 우리 같은 경우는 3월, 4월에 비가 와서 열매가 맺지 못해 5, 6월에는 생산을 못한다. 그걸 조사해서 피해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더라.

노영식=딱 그 시기에만 하니깐 그렇다. 사실 정확하게 하려면, 만약 1월에 비가 많이 왔다면 그 동안에 수정이 안됐을 것 아닌가. 수정이 안 된 그 시기를 가지고 계산을 해야 한다. 지금 조사한 결과는 그 기간 동안 달려있던 것을 가지고 조사를 하기 때문에 생산량과 피해액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영기=행정에서는 생계지원비를 중심으로 생각하다보니깐 피해조사 결과가 다 빠진 것이다. 그래서 진주시의 피해면적이 줄어든 것이다. 또 공판장에 낸 출하물량도 통계에 빠져있으니까 당연히 피해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노영식=파프리카를 예를 들면, 내가 2그룹을 수확할 적에 날씨가 많이 좋지 않았다. 또 이때 3그룹을 수정시켜야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았으니까 수정이 되지 않아, 지금 3그룹을 수확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되어 나오는 양은 거의 없다.
전년에는 평균적으로 5kg 상자 60~70개 정도 수확 했는데, 지금은 20개도 못한다. 근데 벌써 피해 조사는 다 해가 버렸으니 조사가 맞지 않는 것이다. 고추도 마찬가지다.

남성민=실제 피해물량은 피해 작물이 나올 때 계산이 되어야 하는데 전에 수정됐던 작물이 나올 때 조사를 해버리니까 맞지 않는 다는 말이다.

고영구=오이고추를 올해 3년째 했는데 지난 3월 28일자로 모조리 걷어냈다. 정식을 다시하려고 보니까 날씨가 좋지 않더라. 결국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노영식=피해조사가 잘못됐다. 행정에서 농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4월 달에 고추 값이 1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물량이 적으니깐 가격이 올라간 것이다.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일반 청양고추나 모두 마찬가지다. 실제로 4월달 수확량을 가지고 조사가 되어야 하는데 3월에 조사한 결과를 놓고 이야기 하니까 안맞는 것이다.

 

#정부대책 "생색만 내고 죽으란 소리"

남성민=정부대책, 문제점은 없나?

노영식=가온을 하더라도 실제 경영비는 날씨 좋을 때 비하면 많이 들어간다. 농협중앙회에서 내려온 자료를 봤는데 검토 중에 있더라. 시설출하약정자금이 5월말에 회수되는 건데 문제가 있더라. 무이자로 지원하는 건데 자료에는 1년 상환연장이라고 되어 있다. 근데 지역 농협에서는 2개월 정도밖에 안하더라.

조합장, 지도상무, 담당직원하고 이야기를 했다. 중앙회에서 내려온 것은 자체 실정에 맞게끔 하라고 돼 있더라. 우리는 향후 4개월 무이자 기간으로 지정해 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금산농협에서는 7월 말까지 무이자 기간을 잡았더라.

남성민=지금 조사된 것은 현실성이 없는 것 같다. 4, 5월까지 실제 피해물량이 나오는 시기까지 피해조사를 다시 해야 하지 않나. 또 지금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에 비해 보상이 현실적으로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다.

농민들은 보상책으로서 요구를 하는데. 정부는 자꾸 보험 형식으로 몰아간다. 보험도 사실은 과수정도에 그쳐있는 것이 한계다. 보험을 넣는 것도 50%지원되고 있지만 이 지원금도 솔직히 너무 적다.

실제 그 돈이 없어서 못하는 농가들도 많다. 과수에서 품목을 더 늘려가지고 전체 농산물로 더 늘린다 하더라도 돈이 없어서 보험에 못 드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재해를 입을 때에는 전체농가가 똑같이 입기 때문에 차라리 정부는 보험수가를 상향 지원하던지, 보험체계에서 보상체계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과 농민들이 피해액을 적정수준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2가지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당장에 있어서 피해가 많기 때문에 피해보상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법 자체를 바꿔가야 한다. 어차피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인해서 캘리포니아에서도 오렌지가 다 얼어 죽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영식=정부정책과 관련, 내가 잘 아는 회계 일을 하는 친구에게 정부대책 자료를 보여주니깐, “이건 하나 안하나 똑같다. 생색만 내고 그냥 농민들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라고 하더라.

고영구=처음에 파악을 하면서 직원들이 피해면적 %를 낮췄다. 피해보상금을 주려고 마음만 먹었으면 5,60%적었을 것이다. 또 단위농협들을 보면 피해액이 매우 낮게 되어있다. 직원들 자체가 피해보상을 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노영식=어차피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농민들이 요구해야 한다. 지역농협들에게 맡겨놔선 안된다. 이런 시기가 굉장히 좋은 시기라 생각한다.

고영구=피해보상액이 진주시에서도 정해져 있어야 되지 않나. 해마다 농민들 피해도 많이 일어나는데 말이다. 시의원들이 좀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작목반별 자조금 형성 제안

남성민=우리가 정부나, 시에 할 수 있는, 또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해보자.

하영기=시에서 각 작목반에도 기금을 조성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맨날 조금씩 과자 값 주듯 주는 것이 아니라, 기금 같은 것을 조성했으면 한다. 또 예산을 가로등이나 뽑아내고 화단 만드는데 허투루 쓰지 말고 농민들을 위해 계획 있게 사용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피해를 봤다고 해서 단 한번에 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을 계기로 해서 기금조성 등의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면 직원들도 자기들이 어떻게 하면 보상금이 얼마가 나온다고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윗사람들 눈치 본다고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니까 자체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는 기금으로 만들면 된다.

노영식=향후 대책으로는 자치단체에서 기상이변도 많이 일어나고 있고 또 일어날 것이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피해대책을 촉구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인거 같다.

앞서 말했던 작목반별 자조금 형성도 괜찮은 방법이다. 내가 수출농단에 들어가 있을 때, 시비 30%, 농협30% 자부담 40%를 거출해서 자조금을 만들었다. 작목반도 앞으로 그렇게 가야한다.
문제는 작목반에서 자조금을 만드는데 시에서도 잘 협조해줄 것인가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김환수= 경남 이외에 다른 지역에도 어떻게 해가지는지도 알아야 할 것이다.

남성민=지자체 선거가 끝나고 나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지난번에 진주시 농민대회 때 자체기금 45억 정도를 농가들에게 지원될 수 있도록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자체의 새로운 시의원들이 조례제정을 통해서 보상형태가 되든, 자조금 형태가 되던, 보험형태가 되든지 어떤 식으로든 향후 기상이변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이번을 계기로 마련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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