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기형과도 과일로 친다

  • 입력 2010.05.03 08:59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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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로 인한 농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보장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개발된 농작물재해보험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지난 2001년 도입된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와 배에서 시작해 현재 과수 외에도 식량·채소작물까지 대상 범위를 넓혀 현재 21개 품목이고, 올해 안에 4개가 추가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36% 수준이다.

농협관계자는 20% 이상 피해를 보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현장 농민들에겐 여간해서 받기 어려운 보험이라는 인상이 깊다.

그 이유에 대해 경북의 한 농가는 “상품성이 낮은 것은 과일로 안 치는데, 나무에 달리면 기형과든 뭐든 사과 한 개로 치니까 보상을 못 받는다”며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기형과를 포기할 수는 없다. 열매를 달지 않으면 과수가 웃자라 내년 농사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올 봄과 같은 저온피해는 농작물 재해보험의 기본 보상 대상이 아닌 ‘옵션’이어서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농가는 몇 되지 않는다. 태풍 가뭄과 같은 자주 빈발하는 재해는 기본보상대상에 들어있지만, 이상저온은 지금까지 특별한 케이스로 여겨 추가 비용을 내고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보상을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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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농작물보험


미국은 우리보다 70여년을 앞선 1938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이 도입됐다.

현재 미국 농작물보험의 사업운영은 미국 농림부 산하 RMK(Risk Management Agency)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인 FCIC(Federal Crop Insurance Conpany)가 주관하고, 판매 및 운영은 FCIC와 계약을 체결한 16개 민영보험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2008년 기준 보험료 980억불(약 12조 8천억원)이며, 보험대상 농작물도 옥수수, 연초, 면화, 배 등 110여 종에 이르고 보험 상품도 매우 다양해 농가가 자기 위험에 맞는 적절한 보험상품의 선택의 폭이 넓다.

미국의 농작물보험도 처음 제도를 도입했을 때는 보험료에 대한 정부보조가 없고 담보범위가 협소해 40여 년간 큰 발전이 없었다. 그러나 1980년 연방농작물보험법 제정을 계기로 1981년부터 연방정부가 보험료 보조, 민영보험사의 시장참여 및 담보범위 확대 등의 시행으로 이후 3년간 연평균 200% 이상 성장했고, 1988년 대규모 가뭄피해 영향으로 다음해 보험료가 94.2% 증가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연방농작물개혁법안에 따라 정부보조의 증액, 정부재보험 제공 및 보상범위확대 등을 거치면서 급격한 성장을 하는 한편, 2000년 농업위험보호법에 따라 정부 보조 및 담보범위의 추가확대 등으로 농가의 참여율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를 맞았다. 미국 농작물보험의 상품은 크게 재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보상하는 ‘생산량보상보험’과  가격변동 위험을 포함한 농가의 소득 감소를 보상하는 ‘소득보상보험’으로 구분된다.

소득보상상품의 경우 최근 3년간 보험료 규모가 2배 이상 급증했고, 판매비중도 2001년 47.8%에서 80.7%로 상승했다.

미국 농작물보험의 이같은 성장은 정부의 보험료 보조 및 민영보험사의 참여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자연재해보험 제도 현황           자료 : 보험개발원(2004)

구분

우리나라

미국

근거법률

농작물재해보험법

농작물보험법

대상작물

사과 등 과수작물과

감자, 콩, 양파, 고추, 수박 등(15종)

밀, 콩, 보리 등 약 110여 종

특징

보험료 및 운영경비의 지원, 국가재보험에 의한 책임분담 등의 보험제도를 별도의 법률제정을 통해 도입

가입방식

임의가입, 소재지 지역농협‧품목농협에 가입신청

임의가입

운영주체

농협과 보험회사

민영보험회사

정부지원

순보험료 50%, 사업비 전액

위험보험료 55~67%,

운영비 100%

대상재해

태풍, 우박, 동상해, 호우 및 이상고온

자연재해

보험료 규모

330억원(2004년 기준)

34억불(약3조8천억원, 2003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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