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맞으며 씨 뿌릴 때 마음 설레

  • 입력 2010.04.26 09:52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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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꽃샘바람 드세게 부는 충남 당진 소들평야 고래원이라는 곳에 자리한 미화원 (米禾園)을 방문하였다. 미화원은 쌀 전문 연구농가라고 할 만큼 다양한 농기계와 공주대 학부생이며 농장주인 최중화(45)씨가 살고 있다. 최중화 농부는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한집에서 살고 있다.

집 주변 곳곳에 장승과 조경석으로 단장하고 옛 농기구와 현대식 농기구를 진열하여 웬만한 농기계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전국각지의 명품 농부들로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대학교수들이 찾아와 우리나라의 논과 벼농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 최중화 씨

재래종 ‘다마금’벼재배 고집

최중화씨가 농사를 시작한 것은 20년이 넘었는데 학교를 마치고 현대 기아차 부품회사를 다니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눌러 앉아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농부가 결코 다른 노동자 보다 힘들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고요. 농부에게 있어 가장 마음 설레는 때는 봄바람에 씨 뿌릴 때입니다”고 말한다.

벼농사에 대한 애정과 농촌에 대한 각별함속에 그의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졌는데 “군사정권 시절 합덕농고 다닐 적 벽초 홍명희 선생님의 홍길동전을 선생님 몰래 읽었는데 이후 학교에서 문제가 되자 성시영 교장선생님께서 교장실로 불러 나도 읽어본 책인데 어디까지 읽었느냐”고 묻고 안성 죽산의 칠장사라는 절에 함께 가자며, 가는 길에 홍명희 선생과 농업에 대해 자상하게 얘기해줘 훗날 예산 농업전문대학 식물병리학과를 나오게 되는 계기기 되었단다.

그래서 각별히 관심 갖는 부분이 쌀의 품질인데 지금까지도 재래종인 다마금 벼 재배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밥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화학비료를 적게 쓰고 유기질 퇴비를 사용하는 것인데 요즘 쌀이 소비되지 않는 원인 중의 하나가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이 주남벼, 익산벼 등 다수확 품종을 재배 할 때 삼광 추청 다마금을 재배한 그는 항상 높은 값에 서울 부자들에게 팔아왔다고 자랑한다. 그는 지방 선거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쌀값이 11만원대로 폭락하고 있는 요즘 농민들이 정신을 번쩍 차리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그는 또 “정부가 4대강 삽질을 중단해야 한다”며 “삽교천, 아산만, 석문간척지, 대호만간척지등 충남당진의 대규모 간척지 사업도 이제는 생각을 바꿀 때”라고 주장한다.

“지난 12월 일본 오사카대학에 갔을 때 오사카시는 간척지의 방조제를 허물고 갯벌을 복원 중이었다”며 “특히 그곳은 황새 마을을 복원하기 위해 시가 직접 나서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간척사업과 비교된다”고 말한다. 군사독재시절 식량 핑계로 막아놓고 이제는 쌀이 남는다며 공단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이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한다”며 “이제 농민도 컴퓨터를 적극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 한다. 농민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낮아 정부마저 농민들을 막보고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목재생산에 희망걸어

앞으로는 벼농사에서 또 하나의 친환경 사업인 임업으로 전환하여  목재생산에 희망을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중화씨는 “정이 그립고 순박한 사람이 그립다”며 점점 농부들의 순수성과 선한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언제나 사람들이 자신의 미화원을 찾아주길 바란다며 쌀 한 톨이라도 나누고 싶은 인정 있는 농부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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