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호_조합장 선거]정치 선거로 전락한 조합장 선거

  • 입력 2010.04.05 09:23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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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지역이나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구성에 따라 지역간, 단체간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농협의 운영과 관계된 내용 보다는 어느 세력이 조합장을 잡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하면서 조합장 선거 또한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귀결 되면서 지역의 정치세력과 자연스럽게 결합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세력 또한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농협 조합장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 하고 있다. 실제로 한 지역에서는 국회의원 사무장 A모(55세)씨가 조합장 후보로 출마 하면서 화제가 된 사례도 있다.

당시 A모씨의 소속 정당에서는 A씨의 조합장 출마 여부를 놓고 상당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핵심은 ‘당선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선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고려 대상 이었다는 후문이다.

후보자간 나눠 먹기식으로 선거를 치르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 모 지역에서 출마한 박 모(51세)씨는 현 조합장인 상대 후보로부터 “이번에 양보 하면 다음에는 내가 밀어 주겠다”고 약속 받았다. 그러나 다음 선거가 도래 하자 “한번만 더 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에 격분한 박 씨가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를 폭로 하면서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지역간 세력싸움 양상으로 치러지는 경우도 있다.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한 면에 5명의 후보가 난립하자 면 이장단을 중심으로 농협 대의원들까지 나서서 후보단일화를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후보단일화의 이유는 “상대 면에서는 후보가 한사람인데 우리면만 5명이 나와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움직임은 상대 후보에 의해 선관위에 신고가 됐고, 이장단 회장 등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후보단일화는 불발 됐다. 농업인 단체간 세력싸움 양상을 띠는 경우는 다반사의 경우이며, 2~3명의 후보를 기획 출마시켜 확보한 표를 후보에게 연결시켜 주는 사례도 있다.

농협 조합장 선거를 정치권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농협 조합장 출신인 A모(65세)씨가 모 정당 시의원으로 공천됐다. 당시 여러 명이 공천 경쟁을 벌여 왔지만 당에 대한 기여도와는 별도로 A모씨가 선택 됐다.

A씨가 선택된 이유에 대해 당시 공천 경쟁을 벌였던 한 인사는 “능력과 당에 대한 공로와는 별개로 당이 지역의 표심만을 위해 공천했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A씨의 폭로는 정치세력이 농협 조합장 선거에도 깊게 관여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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