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노동자로 전락한 중국 농민

호적제도로 인해 교육, 의료 혜택 못 받아
농민공 자녀들 상급학교 진학률 매우 낮아

  • 입력 2010.03.22 10:39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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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떠돌이 노동자 또는 객지벌이 노동자라 불리는 농민공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호적제도로 인해 문화, 교육, 의료 등의 기본적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농민공은 최근 중국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농민 출신 노동자’들이며 그 수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새로 생겨난 계층이다. 이들 대부분은 도시 노동자들의 30%에 해당되는 저임금을 받으며 3D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농민공은 중국의 호적제도로 인해 교육, 의료 등 사회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호적제도는 신분증 역할뿐 아니라 식품공급, 주거, 의료, 교육, 퇴직, 주거복지 등 모든 사회복지를 위한 기초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호적이 등록된 지역에서만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도시호적과 농촌호적으로 나뉘어져 있다.

▲ 중국에서 떠돌이 농민공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현지 모습. 한국농정신문 자료사진.

그러나 중국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호적을 옮기게 되면 자신들이 경작했던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법률로 인해 호적을 이적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기본적인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임금도 일반 노동자들보다 낮아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홍콩의 영자신문 사우스 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10월 기사에서 객지벌이 노동자(농민공)의 다양한 권리를 빼앗고 있는 중국 본토의 호적 제도의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구시대적 호적제도로 인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온 농민들이 아이들의 교육, 주거권 등의 기본적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월에도 농촌 학교 폐쇄가 농민공의 아이들을 고향에서 쫓아낸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 개발의 진행으로 농민공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가 해체돼 농민공의 가족이 떨어져 생활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들과 그 자녀들은 도시의 빈민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 지역마저 개발로 인해 농민공들은 자녀들과 떨어져 살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70년대 중국의 개혁과 개방 이후 1억5천만명의 농민공이 도시로 나왔으며 그 영향으로 5천8백만명의 아이들이 농촌에 남겨졌으며, 또 1천8백만명의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도시로 나왔지만 호적을 옮기지 않아 공립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떠돌이 노동자, 객지벌이 노동자라 불리우는 농민공.

또 농민공의 중학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8%만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70%는 직업학교로 나머지 10%는 취업하러 나간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중국의 환보시보 1월 19일자에는 농민공들의 성생활 문제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 신문은 광동성에 있는 3천만명의 농민공들이 ‘성의 기아’상태에 있어 후천성면역결핍증(HIV)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며 또한 농민공들의 출산, 성 도덕 혼란, 성범죄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농민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상하이 시는 호적이 등록되지 않은 외지 사람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호적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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