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도매법인 인수계획 발표에 ‘발끈’

가락시장 유통인, 기존 농협공판장 활성화에 더 힘써야
일부선 규모화 측면 긍정평가도

  • 입력 2010.02.07 18:3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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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가락시장내 도매시장법인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가락시장 유통인들이 농협(공)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가락시장 농협(공)의 농산물 점유비가 30%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이를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가락시장 민간법인을 인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는 물량규모가 일정정도 수준에 이르러야 타 법인과의 경쟁력도 생기기 마련이고 가격도 주도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 공판사업부 관계자는 “솔직히 농협(공)의 시장 점유비율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욕심 같아서는 50%까지 끌어올려야 가격 주도력도 생기고, 생산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정부도 시장내 도매법인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화를 이뤄내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농협중앙회의 이 같은 계획에 유통인들은 농협(공)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농협중앙회는 도매법인 인수·합병보다는 산지유통 및 조직화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관계자는 “농협은 농민들의 조직화 및 산지유통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락시장에 농협(공)이 입주하게 된 목적은 민간법인을 유인토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런 입주 취지를 효과적으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농협이 돈을 벌 목적으로 가락시장 법인을 인수해 합병하려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광형 (사)한국농산물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산물 유통은 본인이 판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생산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판매장도 영업이익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럴 돈이 있으면 산지유통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그게 농협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일본의 농협을 예로 들며 “농협이 산지장악력이 높으면 소비지 교섭력은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다. 왜 농협중앙회는 일을 거꾸로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권승구 동국대 교수는 “농협도 일종의 도매법인이기 때문에 타 법인을 인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중도매인 규모화만 외치는데 법인도 (규모화가)필요하다”라고 말해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27일 양재동 소재 농협유통에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업무보고를 갖고 올 한해 사업계획을 보고한 자리에서 가락시장내 도매시장법인을 인수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업무보고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산지의 상품화된 농축산물을 다양한 소비지 판매채널에 효율적으로 공급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산지 소비지를 연결하는 농식품 종합 판매회사의 발전기틀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 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주 출하조직으로 육성하고, 2013년까지 농산물 허브물류센터(3개소)를 통해 대형유통업체 등 소비지판매처에 공급키로 했다.

또한 외부 유통업체등 대외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농축산물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농협은 지난해 농축산물 공급액이 2천1백99억원이던 것을 올해는 3천2백50억원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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