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안전성 홍보하다니”

한우협회, 농식품부 협찬 KBS 프로그램 강력 비난

  • 입력 2010.01.31 22:47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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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한국방송(KBS)이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농림수산식품부의 협찬을 받은 것이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26일 국내 한 언론의 취재 결과 작년 12월 26일 KBS에서 방영된 ‘과학카페’에서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과 맛을 홍보하면서 농식품부 협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우농가와 산업관계자들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한우협회(회장 남호경)는 27일 ‘KBS, 농림수산식품부 수입 쇠고기 홍보 웬말이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에서 왜 수입 쇠고기 업체의 이익을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하며 “국민의 방송 KBS가 정부 예산으로 수입육 판매상이나 외국 육류협회에서 해야 할 판촉광고를 대신해 주고 있다”면서 어처구니없어 했다.

또 협회는 “현재 구제역 발생으로 설을 앞두고 소비 위축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전국 20만 한우 농가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이웃나라 대만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타결했다가 국민 반발이 들끓자 대만의회가 나서서 내장, 분쇄육 등 광우병 위험부위 6곳의 수입판매 금지 조치를 취한 사례와 너무도 대조된다”고 한우농가를 비롯한 국민들의 우려를 대변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정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며 “쇠고기 수출국의 입장을 공영방송과 정부가 앞장서서 대변한다는 것은 과연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국민들의 알권리는 물론 건강을 위한 진지한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미래를 생각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2월 26일 방영된 KBS의 과학카페에서는 9분30초 분량으로 “식품의 과학-미국산 쇠고기 검역”라는 프로그램에서 “철저한 검역 과정을 거친 안전한 쇠고기만 수입”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마장동 농축산물시장에서 수입 쇠고기가 거래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됐고 수출 국가별 자체 검역과정, 부산항 도착, 경기도 광주의 냉동창고 검역 과정,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검사과정을 차례로 보여주었다.

또 수입육 레스토랑과 요리 전문가를 화면상에 보이며 “철저한 검역과 꼼꼼한 정밀 검사를 거쳐 믿고 먹을 수 있는 수입 쇠고기, 그 담백한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라는 홍보로 마무리했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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