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농민 공생한다”

미국 제철꾸러미 ‘공동체지원 농업’ 주목

  • 입력 2010.01.31 13:59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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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제철꾸러미 사업과 비슷한 공동체지원 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이 유행하고 있다. 공동체지원 농업은 제철꾸러미처럼 지역주민들이 지역농민에게 일정한 회비를 납부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시스템이다.

CSA 농업의 시작은 일본의 테이케이농업(제휴농업)을 원조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테이케이농업이 유럽을 거쳐 1985년 반 엔 로빈(Van En Robyn)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도 시작됐다.

공동체지원농업(CSA)을 적극적으로 미국에 소개한 반 엔 로빈 연구소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CSA는 지역 회원이 매년 농산물 생산비를 보장하는 회비를 내고 매주 제철에 생산된 농산물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농부의 재정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소규모 유기농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CSA 농업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으로 농산물에 대한 직거래를 통해 농민에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것이다. 반 엔 로빈 연구소에 등록돼 있는 CSA농장은 1천1백40여개이며, 약 10만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 미국에서도 소농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CSA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미국 반 엔 로빈 연구소에서 제작한 CSA 홍보 책자.

CSA를 운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생산비 등의 예산을 수립해 이를 서로 나누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의 가치와 무게에 따라 생산비를 직접 결정한다. 회원들은 회비 또는 노동 참여의 대가로 CSA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분배받는다.

농산물 분배는 회원이 직접 농장이나 농민시장, 마을 등에 와서 가져가거나 농민들이 직접 배달을 한다. CSA농장은 농장 생산물 이외에 인근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구입해 회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각각의 CSA는 지역주민과 농업에 맞게 설계돼 운영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CSA들은 지속가능한 운영과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CSA를 자세히 소개한 책‘먹을거리위기와 로컬푸드’(김종덕 저)에서는 CSA를 4개의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농민 주도로 조직하고 경영과 관련한 대부분을 결정하는 농민주도형이 있다. 농민주도형에서 소비자들은 매주 배달되는 농산물을 받는 수동적 형태이다.

소비자주도형 CSA는 소비자들이 토지를 찾고 농민을 고용하며 재배할 품목을 결정하고 경영과 노동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이다.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하는 농민협동조합형 CSA가 있다. 농민협동조합형은 여러농가가 합쳐서 농산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개별농가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민과 소비자가 협동조합을 꾸려서 하는 농민소비자협동조합 CSA는 토지와 자원을 공유하고 농산물을 농민과 소비자가 공동으로 생산하는 형태이다.

CSA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은 당일 수확한 채소 등 제철 유기농산물을 일반가격으로 받을 수 있으며,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받는다.  또한 농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지역농업을 통한 환경보전을 할 수 있으며 농사를 배울 수 있다.

농민들은 중간상인의 유통마진을 없애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사전 계약재배 형식이므로 체계적인 생산을 통해 과잉생산이나 저장비용 등을 줄일 수 있으며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의 CSA, 한국의 제철꾸러미, 일본의 타이케이농업 등은 소농을 살리는 대안으로 유럽 등에서도 소비자와 농민들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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