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포도 작목반 탐방

김포시 하성면 '송이송이 포도 작목반'

  • 입력 2007.07.24 10:47
  • 기자명 김규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월 11일 오후. 김포시 하성면 양택리에 10여명의 농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 날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날이다.

김혜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김포출장소 팀장은 농민들과 함께 간단한 교육과 함께 꼼꼼히 작목반 회원들의 농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저 쪽 으로 가 봅시다.”

“지난번에는 저게 없었는데요?”

작목반 총무의 안내로 농장을 둘러보는 김혜경 팀장은 회원들의 농장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었다.

‘굉장히 날카롭게 살피시는군요.’ 기자의 질문에 김혜경 팀장은 살짝 웃는가 싶더니 고개를 돌려 다른 쪽으로 가자며 손짓을 한다.

“친환경농법을 유지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제초제를 치는 날 이면 그 농가는 곧바로 제명이 되고 맙니다.” 김혜경 팀장은 마치 유격대 조교 같았다.

농장 순회를 모두 마치고 나서도 이들은 집 안 으로 들어갈 생각도 하지 않고 부슬부슬 비를 맞으며 즉석 토론을 벌였다.

“시중 에서는 5kg 한 상자에 9천~1만원정도 하는데 깡에 넘기면 7천~8천원 밖에 못 받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성당 에서 팔려고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사람 것만 팔아줄 수도 없고, 성당에서는 1만 3천원을 받아 줍니다.”

“판로 걱정 없이 맘 놓고 생산에만 전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주변에서는 친환경 한다고 손가락질이나 하지...”

“요즘은 포도도 비가림 시설을 많이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가림 포도를 친환경 포도로 알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맺혔던 말들을 쏟아낸다. 잠시 후 농관원 직원이 자리를 비우자 회원 한 사람이 ‘이때다’ 하고 기자를 향해 볼멘소리로 하소연을 한다.

"저렇게 감시만 철저 하게 하면 뭘 합니까. 만들어 놓은 포도 한 송이도 팔아 주지 않으면서...저 사람들은요 우리를 감시 하러 오는 겁니다. 얼마나 까다로운지 모릅니다."

“맞아요 그래서 우린 이중 삼중으로 맘고생을 하면서 농사를 짓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수근 거리지,저 사람들은 저렇게 감시를 하지, 포도는 포도대로 상품성이 떨어져 제값을 못 받지...”

다음날 ‘송이송이 포도 작목반’ 김원겸 회장(재향농원)을 방문 했다.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시퍼런 풀밭 위에 하얀 물결을 이루고 있는 포도 봉지가 인상적 이었다. 농장 밖은 차광망 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고 군데군데 쌀겨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포도와 배등 3천여평 모두 친환경농법 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원겸 회장은 송이송이 포도 작목반을 만든 장본인이다. 창고 한쪽에는 발효가 진행중인 플라스틱 드럼통들이 보이고 풀밭 여기저기엔 닭, 오리 등이 떼를 지어 다니며 농장이 살아 있음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것 보세요. 저희 농장은 완전 나물 밭 입니다. 이렇게 민들레가 끝나고 나면 여름철에는 풀들이 무성하게 자랍니다. 그리고 초가을이 되면 민들레들이 다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저건 고들빼기고, 저건 질경이고..."

‘풀이 겁나지 않는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거 아닙니다. 1년에 세 번만 풀을 깎으면 아무 문제없습니다.”하면서 기계를 가지고 나와 풀 베는 시범을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풀이 영양분을 다 먹는다고 하는데 천만에요, 절대로 다 먹지 못합니다. 영양에는 큰 문제없습니다.”

점심상을 차렸다며 자꾸만 소매를 끄시는 아주머니의 미소가 그렇게 평화로워 보일 수가 없었다. “이 반찬 모두가 여기에 있는 것들 이예요.”

식사를 하면서 김원겸 회장은 한숨을 짓는다. “언제 까지나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그놈의 경제가 무언지...제발 판로나 좀 알아 봐 주세요.”

채소에 이어 과수 역시 친환경 농사꾼들은 ‘독립군’ 이었다.

ps.

송이송이 포도작목반 김원겸 회장 : 김포시 하성면 석탄리 531-7 극동빌라 106동 301호

전화 : 019-407-3704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