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도 그곳에 머물면 지혜로워 진다는 지리산 자락을 넘어드니, 초록일색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품 넓게 둘러진 산자락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살이를 들어보기 위해 구례군 용방죽정참매실작목반 정영이 총무를 찾았다.전여농 광주전남연합 정치위원장으로, 매실작목반 총무로, 죽정마을 이장으로 몇 사람 몫을 해내는 그의 첫인상은 야무지게 익은 매실처럼 단단했다.간단한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이장님 찾는 전화가 계속 울린다. 통화 내용인즉, 논에 넣어놓을 우렁이가 더 왔으니 이장님이 분배 해달라는 것. ‘나중에 정이장님이 어떤 솔로몬의 판결을 내려주실까?’라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마침 죽정마을에서 사용하게 될 매실 선별기·운반기 시연회도 있어 더 분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