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지급금 동결로 농협이 시세 낮춰”

고창군 쌀 농가들, 지역농협 앞에 나락 적재 투쟁 지역농협, 지난해 시세 차익 환원 약속도 안 지켜

2025-11-21     이대종 기자

[한국농정신문 이대종 기자]

전북 고창 농민들이 지난 14일 8개 지역농협 앞에서 일제히 나락 적재 투쟁을 시작한 가운데, 고창농협 부안지점 앞에 ‘확정가 8만원 이상 보장’ 현수막이 걸린 나락이 쌓여 있다.

전북 고창군 농민들이 지난 14일 관내 8개 지역농협 앞에 일제히 벼를 적재하고 투쟁에 돌입했다. 고창군 쌀 생산자 대책위(농촌지도자연합회·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고창군연합회·고창군농민회·고창군여성농민회·한국쌀전업농연합회 고창군연합회·고창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전국쌀생산자협회 고창군지부)는 농협 수매가 우선지급금 결정 등을 위해 수확기 이전부터 농협과의 간담회를 요구해 왔지만, 조합장들이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무시해 “더 이상 미룰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며 나락 적재에 나섰다. 이날 각 농협 앞에 쌓인 나락은 톤백 96개에 달한다.

나락 적재를 마친 농민들은 고창군 지역농협 대표조합장이 재직 중인 흥덕농협 앞에서 약식 집회를 열고 조합장을 면담했다.

농민들의 요구는 간명하다. “나락값 시세 상승분을 농협 수매가에 충분히 반영하라”는 것이다. 농협이 농협수매 우선지급금을 지난해와 같은 6만원으로 동결해 놓고 시중 시세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농민들은 “농협이 시중 시세를 선도하기는커녕 낮추는 역할을 하고 경영난을 앞세워 헐값 매입을 노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농민들은 백영종 대표조합장(흥덕농협 조합장)과의 면담에서 지난해 나락값 협상 과정에서 맺은 “방출기 시세 차액에 따른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백영종 조합장은 “이익이 남은 것은 사실이나 그 이전 해인 2023년도 적자가 워낙 커 그 손실분을 메꾸는 데 썼다”고 답해 참석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간담회는 11월 안에 조합장들과의 면담을 잡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표주원 고창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조합장들이 여전히 간담회 자리를 피하고 있다”며 더 강력한 2차 투쟁을 시사했다. 이어 “지난해 합의사항에 대한 약속 불이행을 파고들어 반드시 시세 차액분을 돌려받고 올해 농협수매 확정가 8만원 쟁취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