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가을잔치 ‘우리쌀 한마당’
쌀생산자협회, 천안 독립기념관서 쌀의 가치 알려 직거래장터부터 전시·공연·체험장까지 '북적북적'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우리쌀’ 대잔치가 열렸다. 다양한 품종의 햅쌀 직거래 장터와 체험행사를 비롯해 신나는 공연까지, 풍성하고 알찬 구성 속에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전국쌀생산자협회는 농업의 가치와 농민의 노고를 배울 수 있도록 기획해 의미를 더했다.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김명기, 쌀생산자협회)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천안 독립기념관 독립의다리에서 ‘2025 우리쌀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우리쌀한마당은 크게 직거래장터와 체험부스, 전시, 공연으로 이뤄졌다.
지난 8일 우리쌀한마당은 주말을 맞아 북적였다. 직거래장터에는 전남북, 충남북 등 각 지역 다양한 품종의 햅쌀과 잡곡이 준비돼 있었는데, 만져보고 몇 알 맛도 보면서 구입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일반쌀은 물론 녹미·적미·흑미 등까지 평소에 잘 몰랐던 쌀에 흥미를 보이며 다가오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체험부스는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참가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우리쌀 뻥튀기 체험코너는 수시로 “뻥이오” 소리와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종이컵에 가득 담긴 뻥튀기를 나눠줘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인절미를 만드는 코너에선 떡메를 쳐 볼 수 있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 최서윤(10) 학생은 묵직한 떡메를 내리치곤 “처음 해 봐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다. 이걸로 떡을 만든다니 신기하다”고 말하곤 동생한테 얼른 떡메를 양보했다. 쌀겨로 만드는 키링(열쇠고리), 쌀강정 만들기 같은 부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토종쌀과 토종작물 종자 전시 코너도 마련됐다. 토종쌀 종자는 옥경·아롱벼·백천도·양도 등 종류가 아주 많았고, 벽면에는 30여가지 토종벼를 줄기 째 말려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우리쌀한마당 3일간의 행사 중 이틀째인 8일엔 무대공연도 진행됐다. 하모니카 연주, 농부마술사, 산오락회의 공연, 쌀을 주제로한 OX퀴즈 등이 순서대로 진행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누구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너면서도 농업과 농민의 현실, 쌀에 대한 상식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하모니카를 연주한 장명진씨는 “수입쌀 때문에 국내산 쌀이 남아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사실 국내산 쌀의 자급률은 100%가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을 말한다. 이 꿈을 이룰 수 있게 소비자들이 쌀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우리 쌀 소비촉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도 있었는데, 김솔(경기도 남양주)씨가 ‘반려미’ 개념을 제시해 대상의 영예를 얻었다. 김솔씨는 스마트 재배 키트와 AI 기반 재배 도움 키트 등을 활용해 가정에서 소규모로 벼를 심고 수확한 쌀로 밥을 지으면서 우리쌀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반려미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김명기 쌀생산자협회 회장은 “가을에 비가 많이 와서 회원들 중엔 아직 벼 수확을 끝내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보니, 올해 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이상기후로 어려운 농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우리쌀한마당을 개최하는 의미도 강조했는데, “독립기념관에서 수년째 행사를 하고 있는데, 처음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많고 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떡을 쌀로 만드는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어 깜짝 놀랐다. 농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