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파종 늦어질 땐, ‘늦파종’ 재배 관리 기술 활용하세요

가을장마로 벼·논콩 수확 지연에 밀 파종도 늦어질 듯 종자·비료량 20~30% 증량, 남부 11월 말까진 파종해야

2025-11-04     김수나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 농진청)이 올해 밀 파종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위 면적당 파종량과 비료 투입량을 늘리는 등 ‘늦파종’ 재배 관리 기술을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399.2mm로 평년(211mm)보다 약 188mm 많았다. 강수일수도 평년(16.4일)보다 17일 많은 33.4일을 기록했다. 이에 논에 심은 벼와 콩의 수확시기가 1주일 정도 늦어지고, 논바닥이 충분히 마르지 않아 흙갈이(로터리)와 파종 농기계 투입이 어려워 지역에 따라 밀 파종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불가피하게 밀 파종이 늦어졌다면, 종자량을 적기보다 20~30% 늘려 10a당 광산파(경지 전면 파종) 19~21kg, 세조파(줄파종) 16~18kg을 파종한다. 월동 전 생육기간이 짧아 곁줄기가 충분히 나올 수 없으므로, 파종량을 늘려 줄기 수를 보완해야 수량 감소를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파종이 늦더라도 중부는 11월 중순, 남부는 11월 하순까지 땅이 얼기 전 파종을 마쳐야 수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밀 생육 초기 뿌리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인산과 칼륨 비료 투입량도 기준량보다 20~30%가량 늘려 준다. 인산은 10a당 9~10kg, 칼륨은 5kg 정도가 적정하다.

늦파종한 작물은 적기 파종했을 때보다 어린 상태로 겨울을 나므로, 습해와 동해에 더 취약하다. 파종 뒤 복토(흙덮기) 작업을 마치면 반드시 물이 잘 빠지도록 물고랑을 정비하고, 논 끝머리에 있는 배수구와 연결해야 습해와 동해를 예방할 수 있다.

농진청은 농림축산식품부 지원 사업으로 조성된 국산 밀 생산단지 137개소(신규 30, 기존 107)를 중심으로 중앙-지방 현장 기술지원단(8개 도 농업기술원, 53개 시군농업기술센터)을 운영해 파종·비료 투입·월동 전후 관리 등 기술 지도와 재배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6월 밀 수확기까지 생육 단계별 재해‧병해충 예찰‧방제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밀 고품질 안정 생산 재배안내서’ 개정판을 발간해 도, 시군 농촌진흥기관과 밀 생산단지 등에 배부하고 있다. 안내서에는 국산 밀 재배 핵심기술, 국산 밀 품종 및 특성, 밀 고품질 안정 생산 재배 기술, 국산 밀 재배 현황 등 최신 연구 결과와 통계를 반영했다. 이 책자는 농업과학도서관(lib.rda.go.kr) 누리집에서도 볼 수 있다.

밀의 적정 파종 시기는 1월 최저기온에 따라 △중부지역 10월 20~30일 △남부지역 10월 25일~11월 15일 △남부 해안지역 11월 1~20일이다. 이 시기보다 파종이 빠르면 어린 이삭이 월동 전에 생겨 동해(어는 피해)를 입기 쉽고, 늦어지면 월동 전 생육량 부족으로 습해(과습 피해)와 동해를 입을 수 있다.

고종민 농진청 식량산업기술팀장은 “월동 전 맥류 파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맞춤형 교육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생산단지별 이상기상 대응, 핵심 재배 기술 준수 등을 점검해 재배 안정성을 높이고 수량, 품질 향상을 꾀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