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여성농민들, ‘농생태학 학교’에 가다
전여농 청년위 준비위, 농생태학 실천농장서 1박 2일간 모임 전여농 역사 비롯해 식량주권·농생태학·언니네텃밭 등 공부 교육 이틀째 농장서 농생태학 실습 및 틀밭 꾸미기 시간 가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국의 청년 여성농민들이 경북 상주 봉강공동체 농생태학 실천농장에 모였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정영이, 전여농)이 지난 18~19일 개최한 ‘2025 청년 농생태학 학교’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여농 내에선 최근 청년위원회 발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농생태학 학교는 청년위원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김남영, 준비위)의 2차 모임 성격으로 1박 2일 간 진행됐다. 농생태학 학교가 열린 농생태학 실천농장은 봉강공동체 소속 전여농 회원들이 지난 16년 동안 매주 모은 언니네텃밭 꾸러미 수수료로 지난해 12월 마련됐다.
의미 있는 장소에서 진행된 2025 청년 농생태학 학교는 첫날 입학식, ‘식량주권과 농생태학 및 언니네텃밭’을 주제로 한 신지연 사무총장의 강연과 조별토론, 이튿날 농생태학 선언 강독 및 실습 등으로 꾸려졌다.
먼저 신지연 사무총장은 1989년 전여농 출범 이후의 발자취, 식량주권의 의미가 변화해 온 과정과 전여농이 추진해 온 식량주권운동 및 농생태학과 관련한 언니네텃밭 활동 등에 대해 강연했다. 지난 2015년 제2의 식량주권 선언으로 불리는 닐레니선언에서 등장한 농생태학은 농학과 생태학을 합친 말로, 산업농을 넘어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전환 운동이라 볼 수 있다.
이날 행사의 핵심과도 같은 농생태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특히 신 사무총장은 본인이 해 왔던 농생태학 실천 활동에 대해 설명해 이목을 끌었다.
신 사무총장은 “결국 농생태학의 핵심은 농민이 농생태학 실천을 통해 자본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스스로의 결정과 주도 하에 농민의 권리를 얼마만큼 보장할 수 있는지에 있다. 전여농은 언니네텃밭이라는 농생태학 확산에 뛰어난 구조를 이미 확립하고 있으며, 텃밭이라는 대안 공간을 통해 식량주권운동과 기후위기 대안으로 최근 각광받는 농생태학 확산에 역할을 해내고 있다”면서 “농생태학이 제도 안에서 인정 받고 정착해야 하는 만큼 이 자리에 함께한 청년 여성농민에게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전여농 청년위 출범 준비에 필요한 조별 토론을 진행했다. 청년위의 필요성과 방향성, 출범 선언문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 등을 정리해 발표했고, 이어 다음날에는 농장에서 직접 틀밭을 가꾸며 농생태학을 실천했다.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 뒤 참석자들은 다양한 소감을 전했다. 경기 파주의 김상희씨는 “농생태학에 대해 배우고 농생태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이 매우 소중했다. 농생태학이 유행처럼 번져 전국에 농생태학을 실천하는 밭이 확산되길, 그리고 그걸 기회삼아 기후위기가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고, 제주의 강나루씨와 김지영씨는 각각 “두번째 모임이어서 그런지 진전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고, 준비위와 전여농 모두 고민해서 내년 초 청년위가 잘 발족할 수 있길 바란다”, “조별 토론을 통해 청년위의 정체성과 방향성, 선언문에 담을 내용까지 정리하고 나니 발족이 가까워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준비위는 추후 논의와 모임 등의 활동을 추가적으로 거쳐 내년도 청년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