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정부의 먹거리정책, 먹거리기본법으로 아울러야”

국회·시민사회, 먹거리기본법 제정 논의 국회토론회 개최 제22대 국회에 먹거리기본법 3건 발의…상임위 상정 앞둬

2025-10-02     김하림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주권정부의 국민 먹거리 보장을 위한 먹거리기본법 국회토론회’가 진행됐다.

국민주권정부에서 국민 먹거리는 어떻게 보장돼야 할까. 국회와 시민사회가 그 고민을 담아 토론회를 열고 먹거리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논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주권정부의 국민 먹거리 보장을 위한 먹거리기본법 국회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제22대 국회에서 먹거리기본법을 각각 발의한 이원택(더불어민주당)·신장식(조국혁신당)·전종덕(진보당) 의원이 주최하고 전국먹거리연대(상임대표 김상기)가 주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먹거리정책은 중앙정부·지자체의 여러 부처·부서에 분산돼 있고 이를 총괄하는 상위법도 부재하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먹거리종합전략을 시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먹거리기본권을 법률로써 보장하고 먹거리정책을 아우르는 먹거리기본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언해왔다.

전종덕 의원은 인사말에서 “조만간 세 명의 의원이 발의한 먹거리기본법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올라갈 예정이다. 오늘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가 입법 논의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먼저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장이 ‘먹거리기본법 제정, 시대적 의의와 입법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허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농정공약에 ‘식량주권법 제정으로 국민 먹거리기본권 보장’을 명시한 점을 짚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먹거리정책이 9개 부처 51개 법률로 분산돼 부처 간 연계가 부족하며 예산 집행도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음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 이사장은 “민과 관의 거버넌스, 특히 관과 관의 거버넌스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 이사장은 전국먹거리연대가 제안하는 먹거리기본법을 소개하며 △국가·지자체의 먹거리기본권 보장 책무 명시 △5년 단위로 국가먹거리기본계획 수립 △국가먹거리위원회 설치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먹거리종합전략 추진 직제 마련 △먹거리정책 사전 영향평가 시행 등을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송원규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정책센터 소장은 우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법제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송 소장은 “국회에서도 먹거리기본법을 발의해주고 있지만, 이것이 먼저 처리해야 할 법안이 되느냐는 상당히 다른 문제다. 먹거리기본법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 시행하는 것에서부터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손진영 익산시의원(진보당)은 “전북 익산시는 26만7000명의 인구를 가진 중소도시인데, 면 단위로 가면 슈퍼마켓이 없어 먹거리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 등) 이동할 수 없는 시민은 어떻게 하는가”라며 “먹거리기본법이 먹거리접근권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담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손 의원은 독거노인·저소득층·노동자 등에 대한 먹거리돌봄도 법안에서 주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먹거리기본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했다. 유 대표는 “현재 소비자는 안전과 위생 측면으로만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다. 이제 안전과 위생을 넘어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먹거리정책에 있어 농민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효진 한살림서서울생협 이사장은 “기후위기 최대 피해자이자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의 삶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정책도 먹거리기본법과 연계해 실행해야 한다”며 “농촌에 청년세대가 유입되도록 농어민 기본소득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미반영된 일을 언급하며 국민의 친환경농산물 접근성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전국먹거리연대 상임대표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각 정당이 이 주제를 좀 더 끌고 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함께 힘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