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팔기 위해 국민 식량을 포기하지 말라”
제주 농민의길, 정부 CPTPP 가입 검토에 강력 반발
[한국농정신문 채호진 기자]
미국과의 상호관세협상에서 농산물 추가 개방을 강력히 반대했던 제주 농민들이 이번에는 정부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검토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농민단체와 품목별 단체로 구성된 제주 농민의길(상임대표 김만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농민 생존권 위협하는 CPTPP 가입 검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다며 과거 농민들의 반발로 추진이 중단됐던 CPTPP 가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고 한국무역협회 또한 덩달아 가입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라며 “과거 정부 때와 현재 이재명정부에서 CPTPP 가입 조건이 달라진 게 무엇이며 그 협정 속에 내용이 과연 바뀐 게 무엇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제주 농민의길은 협정 가입 시 관세 철폐율이 97%에 달해 거의 무관세 수준으로 농업에 대한 피해가 막대할 것이고 특히 일본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당연히 수입돼 국민 건강 위협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다시 CPTPP 가입을 추진한다는 것은 우리 농민들에게 농업을 포기하라는 선고나 마찬가지이며 국민에게 식량주권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제주 농민의길은 정부를 향해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도 챙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을 챙기겠다는 것인가”라며 “자동차를 팔기 위해 국민의 식량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에 CPTPP 가입을 추진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주도로 ‘CPTPP 가입저지 제주범도민 운동본부’를 구성해 제주 전역에서 반대 운동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