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정보화기술이 바꿔놓은 북한 농업

2025-09-28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북한의 농업정보화기술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 4000여개 리 단위에 구축된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농업정보화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 북한 중앙과 지방의 농업부문 모든 기관과 농장들이 먼거리협의체계(원격협의시스템)를 갖추고, 농업현장의 영농공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농업부문 원격협의시스템과 관리정보체계는 농업위원회, 농업과학원, 과학농사추진조, 도·시군 농업기관과 농장을 포괄하는 국가농업기술 통합관리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시기·지역·곡종 등 공정별 영농기술을 보급하는 한편 농장의 영농공정수행, 물자공급 및 소비, 농작물의 예상 수확고 판정 등을 ‘손금보듯이’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위성정보 해석기술과 농작물 생육모의기술을 이용해 전국적인 ‘알곡예상수확고평가체계’가 완성됨으로써 먼거리협의체계와 관리정보체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농업정보화기술은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업위원회가 운영하는 농업과학기술보급홈페이지 ‘황금벌’, 필지별 영농 세부계획 작성 프로그램 ‘구슬땀’ 등은 전국적으로 보급돼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농업정보화기술도 확산하고 있다. 원격농업기술상담과 농업기술서비스프로그램 ‘황금열매’와 물관리프로그램 ‘수리화’는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리화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우와 홍수 등 재해성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능력을 강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농업토지자원연구소에서는 위성화상해석기술을 이용해 전국 농경지 토양조사 분석방법을 확립했다. 위성화상해석기술로 필지별 토양의 영양상태, 토양 유형 및 지형특성, 오염상태 등 전반적인 토양실태를 평가함으로써 토양분석을 위한 비용을 최소화했다. 농업정보화연구소에서 개발한 ‘보호’, ‘활력소’는 인공지능기술을 도입한 정보기술로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농업정보화기술은 지역 맞춤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해안가에 위치한 평안남도 문덕군에서는 ‘수리화’를 활용해 수원 및 관개시설물의 위치와 특성자료를 전자지도로 구축하고 조수간만의 차이까지 고려해 통합 물관리에 이용하고 있다. 또 농지 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포전전자감시체계’를 구축한 평안북도 염주군에서는 농장의 포전별농작물생육상태를 비롯한 현장실태를 화면으로 직접 보며 영농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농업 당국은 정보화기술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농작물을 선정하고 품종을 배치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원격수감기술(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관측기술), 지리정보체계기술, 농작물생육모의기술 등을 농업현장에 도입하는 것이다. 최근 이 분야에서 ‘눈에 뜨이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에선 2021년부터 농업정보화기술정책이 본격화됐다. 농업연구원이 농업과학원으로 승격했고, 농업정보화기술 관련 연구소의 역할이 강화됐다. 최근에는 농업과학원 산하 과학기술발전전망연구소(농업기술정책연구소)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종자, 비료, 농기계, 관개시설 등 하드웨어기술과 농업정보화기술을 비롯한 소프트웨어기술을 정책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북한 농업도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