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조급하면 진다
몸이 아프면 조급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이 급성감염병이나 식중독 또는 사고로 인한 손상 등 응급을 요하는 병이 아니라면, 우선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잠시 그 아픔이 어디에서 왔을까를 생각해 보시길 먼저 권해드립니다. ‘내가 의사도 아닌데 그런다고 뭐가 나아질까’하는 비관적인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말입니다.
‘급할수록 천천히’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에 무슨 병이 있다 하여 조급하게 되면, 허둥지둥하다 내 몸을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우연에 맡겨버리는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응급을 요하는 병이 아니라면 우리 몸에 오는 통증은 대부분 우리 몸을 살리기 위한, 우리 몸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음 같은 것입니다. 서둘러 진통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우리 몸을 살펴달라는 우리 몸의 경고를 그 원인은 전혀 제거하지 않은 채, 그 경고음만 강제로 꺼버리는 행위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모든 의사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의 몸을 치료하는 것은 외부의사가 아니라 내 몸 안에 있는 내부의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몸은 기나긴 진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외부의 사기가 침입했을 때나 내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 몸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서 생존할 수 있었고 그 능력은 고스란히 유전자를 통해 지금 우리의 몸에 전달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전달된 능력은 현대의학으로는 면역력이라 부르는데, 그 작용은 스스로 손상된 유전자를 수리하기도 하고, 더 이상 수리할 수 없어 오히려 우리 몸에 해를 줄 것 같은 세포는 아예 제거시키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약이나 외부적 수술이 없어도 병든 세포를 수리하거나 제거하는 역할을 우리 몸의 내부의사가 꾸준히 수행하고 있기에 내부의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날 정도의 무리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지만 않는다면, 우리 몸은 쉽게 병에 걸리지 않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 통증이란 빨간 경고등이 켜지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선 멈춤’이란 행위입니다. 우선 하던 일을 멈추고 왜 이런 통증이 왔나를 우리 내부의 의사와 상의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병은 생활습관이 잘못되어 발생한 생활습관성 만성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도 만성병 중의 하나입니다. 만성병은 느긋하게 장기적인 계획으로 대처해야만 치료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서둘러 암 조직만을 떼어낸다고 암이 치료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암세포는 매일 발생하게 되어 있지만, 이들이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암세포를 꾸준히 제거하는 면역력이 왕성하기 때문입니다.
큰 병일수록 느긋한 마음으로 우선 멈추어 지난날의 잘못됐던 자신의 습관들을 돌이켜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내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왔던 생활습관들은 무엇이었을까 반성하는 것에서 치료를 시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스마트폰에만 정신이 팔려 주위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조금의 기다림도 지루해하는 현대인들의 조급함이 어쩌면 우리의 병을 더욱 키우고 있는지 모릅니다. 조급함이란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은 탐닉에 빠지기 쉬워 식탐이 많고 조금의 통증만 있어도 잠시도 인내하지 못하고 진통제를 남용하여 더 큰 병을 키우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조급하면 집니다. 급할수록 잠시 그 마음을 진정시키고 우리 내부의 의사와 함께 자신의 몸을 돌이켜 보며 내부의사의 치유능력을 믿고 느긋한 마음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시길 권유해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