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잠 못 드는 밤, 어떡하면 잠들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나 TV의 불빛, 늦은 밤까지 켜진 조명, 스트레스가 우리의 잠을 뺐습니다. 수면은 뇌와 몸을 회복시키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가 쌓이며, 기분도 불안정해집니다. 장기간 이어지면 우울증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높아집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약 20~30%가 불면을 경험합니다. 60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수면 문제를 겪습니다.
불면증 치료에서 서양의학은 주로 두 가지 방법을 씁니다. 첫 번째는 수면제입니다. 수면제는 빠르게 잠들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기간에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나 의존성이 생길 수 있고, 다음 날까지 약효가 남아 머리가 무겁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의사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멜라토닌입니다. 멜라토닌은 밤이 되면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수면 호르몬’입니다. 시차 적응이나 교대 근무처럼 생체 리듬이 깨졌을 때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멜라토닌은 안전성이 비교적 높아 많이 사용되고 권장됩니다. 그러나 불안이나 긴장이 원인일 때는 멜라토닌의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을 단순히 ‘잠이 안 오는 증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생각이 많거나,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몸이 전반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 등 다양한 원인이 불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원인을 살피고, 환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불면에 자주 쓰이는 약재에는 산조인, 복신, 백자인, 원지, 용안육 등이 있습니다. 산조인은 예로부터 불면에 가장 많이 쓰였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보고됐습니다. 복신과 백자인은 불안감을 줄이고 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지와 용안육은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들 약재는 과도한 각성을 가라앉히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시켜 자연스럽게 숙면을 돕습니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입니다. 불면증은 생활 관리 없이는 쉽게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취침 1시간 전에는 휴대폰과 TV를 꺼두길 권합니다. 밝은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낮 동안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 늦게는 커피 같은 카페인을 피하고, 과식이나 음주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호흡법은 몸의 긴장을 풀어줘 숙면에 좋습니다. 따뜻한 대추차나 국화차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숙면을 돕습니다. 생활 관리와 함께 치료를 병행하면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가벼운 불면의 경우는 생활 관리만으로도 좋아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