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한숨 돌린 농업
쌀·소고기 등 추가 개방 없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우리 정부가 31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30일 저녁)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달러 규모(조선펀드 1500억달러 포함)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키로 한 게 골자다.
쌀·소고기 등 우려했던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의 개방 요구가 강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 검역절차를 문의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우리 정부가 끈질기게 민감성을 설명해 방어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검역절차 등 비관세장벽 문제에 대해 앞으로 협의를 계속키로 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일주일 내내 국회와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농성투쟁을 벌여 온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정리했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농민들이 아직 수해 수습도 못 마친 상태로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농성을 이끌어 왔다. 전 국민의 이름으로, 한미 통상협상을 규탄했던 모든 사람의 이름으로 농민들의 투쟁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쌀·소고기에 추가 개방이 없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미국이 어떤 요구를 어떻게 할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한다”며 투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비록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미국의 협박성 외교 태도 자체에도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농민들은 “소고기·쌀을 잘 막아낸 것처럼 이재명정부는 주권자 국민을 믿고 추가로 예상되는 미국의 강도적 요구에 당당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번 투쟁을 계기로 식량주권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