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피로·우울·대사장애…‘미토콘드리아 건강’이 답

2025-07-27     나영철 바로유한의원 한의사
나영철(바로유한의원 한의사)

우리 몸 안에는 ‘작은 발전소’가 있습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인데, 세포 하나하나 안에서 우리 몸이 쓸 에너지인 ATP를 만들어내는 핵심 기관입니다. 만약 이 발전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세포는 에너지가 부족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이는 결국 몸 전체의 ‘에너지 공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 상태를 ‘대사부전’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몸 안에서 필요한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대사부전이 갑자기 심해지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천천히 진행되면 당뇨병이나 우울증 같은 만성 질환으로 나타납니다. 즉,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단순한 세포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의 균형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뇌세포가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고 뇌 속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로 인해 우울증, 조증, 양극성 장애 같은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은 ‘에너지 절약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면, 조증은 갑작스러운 에너지 과잉 후 다시 떨어지는 불안정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는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대사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면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해 몸의 신진대사가 불균형해집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당뇨병과 비만 같은 만성질환이 쉽게 나타납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가 인슐린 분비와 반응에 관여해 대사조절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이 기능이 저하되면 대사장애가 더욱 심해집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활성산소종(ROS)을 만들어내면 염증이 생기고, 만성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정신장애와 대사장애 사이에서 미토콘드리아는 ‘교량’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미토콘드리아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충분한 수면이 중요합니다. 수면은 ‘발전소의 정비 시간’과 같아, 이 시간에 미토콘드리아가 스스로를 회복하고 대사를 조절합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집니다.

둘째, 올바른 식습관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신선한 채소, 생선, 올리브유 등),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 그리고 간헐적 단식은 미토콘드리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셋째, 장이 건강해야 합니다. 세로토닌의 90%가 뇌가 아닌 소화관에 분포돼 있으며, 장내미생물은 체중 조절, 뇌 기능 등에 영향을 줍니다. 가공식품과 항생제 남용을 줄이고, 자연식 위주로 식사하여 장내미생물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의 에너지와 건강의 중심입니다. 이 작은 ‘발전소’가 건강해야 피로와 우울, 대사장애 같은 복잡한 문제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장 건강에도 신경 써서 자연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