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인비료, 정상 공급될 수 있을까

2025-07-27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북한 농업의 숙원사업인 린비료(인비료)가 하반기부터 농업현장에 정상 공급될 전망이다. 화학공업성은 하반기부터 새 시비년도에 필요한 인비료를 생산하는데 힘을 넣고 있다. 북한 당국은 순천린비료공장의 생산을 확대하고, 린정광 증산 및 품질보장, 새로운 린광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채취공업성에서는 린정광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멘트 생산공장 운영 경험과 기술을 도입하는 등 생산설비의 정상 운영을 추진 중이다. 또한 린회암 비료 생산기지를 추가하는 등 건설건재공업성은 10여개 대상의 건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주요 부처들이 발 벗고 나선 모양새다.

린회석광산 채취 실적도 이어지고 있다. 풍년·영유·증산광산 등 3대 인회석광산은 1/4분기 생산계획을 전년 동기 대비 확대 달성했다. 또 인회석을 추가 생산하기 위해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광산을 추가 개발했으며, 김책공대와 평양기계대학, 국가과학원 중앙광업연구소가 설비조립을 끝내고 시운전도 진행했다.

내각총리도 인비료 ‘생산 정상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2월과 4월 연이어 순천린비료공장을 방문한 박태성 내각총리는 인비료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설비 제작 및 원료 수급을 독려하며 농사현장의 ‘린안비료’ 소요량을 직접 점검했다.

선전 부문에서도 인비료 생산 독려가 두드러졌다. 선전화에는 일반적으로 산업별로 증산이나 개발이 필요한 과제가 등장하는데, 올해 6월 갱신된 선전화에는 인비료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까지는 질소비료와 인비료가 함께 표시돼 왔다. 질소비료 생산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인비료 생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업용 비닐박막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고압폴리에틸렌직장에 새로운 온실박막생산공정을 완공하고 생산에 돌입했다. 남흥의 비닐박막 생산공정은 2013년 6월 기능성 3겹 온실박막 생산공정을 건설한 데 이어 추가로 건설된 것이다. 새로 건설한 생산공정은 기존의 기능성 3겹 온실박막보다 높은 투광률과 인장력을 보장하면서 박막의 폭을 확대하고 제품의 수명도 개선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평안북도 위화도 인근에 건설 중인 450정보 규모의 온실농장과 중평·련포·강동 등 기존 대규모 온실농장의 박막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농업용 비닐박막도 대량생산을 개시했다. 강선비닐박막공장은 최근 공기팽창법에 의한 염화비닐박막생산공정을 조성하고 대량생산에 돌입했다. 농사 현장에서 지면피복재배법을 확대하면서 비닐박막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준공한 황해남도 은천군일용품공장도 비닐박막 생산을 개시했고, 평원농약공장과 황해북도 시군에서 조성한 재생비닐박막생산기지도 피복재배용박막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농업과학원과 국가과학원 종이공학연구소는 토양피복용종이 생산기술을 개발했으며 평안남도 문덕군과 황해남도 신원군 등 지방에 생물분해종이의 생산공정을 구축하고 생산을 개시했다. 생물분해종이는 볏짚이나 갈짚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료가 풍부하고 지방의 종이공장 설비들을 활용할 수 있어 도입 전망이 크다고 알려진다. 북한 농업현장이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