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청년농민들,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살림 청년농·조합원 만남 청년농 위한 대책 고심 중

2025-06-29     김하림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여주시 금당리공동체에서 열린 한살림연합 6월 열린배움터 ‘함께 짓는 미래, 청년 농부의 꿈을 지켜요’에서 한살림 청년생산자 배정은(왼쪽)씨가 친환경농사 과정에서 겪는 감정으로 ‘지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다른 청년생산자 이재충(오른쪽)씨는 ‘불안감’을, 곽동훈(가운데)씨는 ‘고립감’을 이야기했다. 강선일 기자

친환경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고충을 안고 있을까.

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의 청년생산자들이 지난 23일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공동체에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살림 6월 열린배움터 ‘함께 짓는 미래, 청년 농부의 꿈을 지켜요’는 현장 10여명, 온라인 100여명의 한살림 관계자 및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살림이 지난해 전국 50세 미만 한살림 청년생산자 172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연평균 순수익은 3200만원인 반면 생활비는 3650만원이었다. 매년 450만원의 적자가 나는 셈이다. 평균 부채는 1억6700만원이며 임차농지에서 경작하는 비율도 67%에 달했다.

이들은 만약 농사를 포기한다면 △운영 자금 부족 △생계 어려움 △농촌 인프라 부족 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지목했다. 김진아 한살림연합 정책기획1팀 팀장은 이러한 현실을 설명하며 “단순 복지 중심 지원정책보다는 농업 생산 기반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생산자 패널들도 생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홍천유치리공동체 생산자 이재충씨는 “가족을 부양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부채를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7월까지는 소득이 거의 없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친환경농사 과정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부여손뼉공동체 생산자 배정은(충남 서천)씨는 “올해 백태를 심었는데, 산에서 내려온 새들이 새싹을 다 훼손해 버렸다. 파종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생산자 패널들과 진행한 ‘공감 OX 퀴즈, 나만 그래?’에서도 그들의 고충을 엿볼 수 있었다. ‘농사를 괜히 시작했다고 생각한 적 있다’, ‘친환경농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 등의 질문에 이들은 모두 ‘O’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한살림 청년생산자로서 활동하는 이유는 건강한 농산물을 소비자의 식탁에 올리고 있다는 자부심, 그리고 한살림 조합원들과 맺은 관계 때문이다. 금당리공동체 생산자 곽동훈씨는 “농촌에서 겪는 어려움과 싸우고 있을 때 주변을 둘러보면 항상 손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농사를 함께 짓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살림도 청년생산자를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2028년까지 100세대의 청년생산자가 경영 역량을 갖추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저리 대출 시행 △약정출하량 우선 배정 △매장-생산자 직거래 연계 등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한살림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청년생산자 19명에게 월 30만원씩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살림은 전국 모금 캠페인을 통해 올해 내에 추가로 11명의 청년생산자를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