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과 고령농, 농작업 질환에 더 취약

2018년 이후 농민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 상승 중 농진청, 2024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 결과 발표

2025-04-14     김수나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2024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 결과 여성농민과 고령 농민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경기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들녘에서 여성농민들이 두 달 정도 육묘한 대파 모종을 본밭으로 옮겨 심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의 농작업 관련 질병 유병률이 2018년 이후 지속 상승하고, 특히 여성농민과 고령 농민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 농진청)이 ‘2024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지난해 농작업 관련 질병으로 1일 이상 휴업한 농민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은 5.8%다. 유병률은 2018년 4.8%, 2020년 5%, 2022년 5.3%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여성농민의 유병률은 7.1%로 남성농민(4.6%)보다 약 1.5배 높았다. 또한 연령대별로는 50세 미만 1.8%, 50~59세 2.8%, 60~69세 5.6%, 70세 이상 8%로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았다.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은 근골격계질환(92.9%)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질환도 여성농민(6.8%)이 남성농민(4%)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근골격계질환이 주로 발생한 부위는 허리(48.2%), 무릎(38.7%), 어깨(7.7%), 목(5.2%) 등 순이다.

다음으론 소화기계질환, 호흡기계질환 등 기타(2.1%), 온열질환(1.3%)과 피부질환(1.2%) 등이 뒤를 이었다.

‘농작업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다’라고 응답한 농민은 45.5%, ‘평소 개인 건강관리를 위해 신경 쓰고 있다’라고 답한 비율은 75.5%로 집계됐다. 농작업 위험 요인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 하느냐는 물음엔 75% 농민이 ‘신경 쓰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이번 조사에 처음 추가된 농작업과 건강에 관한 인식 평가 항목에서 확인됐다.

여성농민 유병률(7.1%)이 남성농민의 유병률(4.6%)보다 높았고(왼쪽), 고령일수록 질병 유병률이 높았다. 농촌진흥청 제공

이번 조사 결과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표됐다. 자세한 내용은 농업인안전365 누리집(farmer.rda.go.kr)에서 오는 6월부터 볼 수 있다. 이 자료는 농업인 안전 인식 향상과 업무상 질병 예방 관리를 위한 맞춤형 예방 사업과 연구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해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작업 안전‧편이 장비 개발과 안전관리 지침서 제공, 농가 현장의 문제 진단을 위한 농작업 환경 위험성 평가법 개발 등으로 농민의 안전한 농업 활동을 지원한다.

윤순덕 농진청 농촌환경안전과장은 “농업인 안전과 건강은 삶의 질, 농업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업인이 안전하게 농업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지난해 7월 1~19일 전국 1만2000호 표본 농가‧만 19세 이상 농민을 대상으로(조사원 직접 방문) 설문지 작성 방식으로 조사했다. 이는 농민의 농업 활동 관련 질병 유병률과 질병 종류별 현황, 위험 요인 노출 수준, 건강 위험 요인에 대한 개인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려는 취지다.

농업인 업무상 질병‧손상 조사는 국가승인통계(제143003호)로, 홀수 연도에는 손상 부문, 짝수 연도에는 질병 부문을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