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난개발 피해 주민들 “연대로 홍천의 자연과 공동체 지키자”
농촌파괴형 난개발 저지 위한 주민 연대기구 출범·홍천군민대회 개최
[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석산 개발, 골프장 건설, 송전탑건설, 양수발전소 건설, 소각장 건설 등 최근 강원도 홍천군에 집중되고 있는 난개발의 저지를 위해 홍천주민들이 연대를 통한 반대행동에 나선다.
‘농촌파괴형 난개발 저지를 위한 홍천연대회의’(홍천연대회의)는 지난 2일 홍천군청 앞에서 ‘농촌파괴형 난개발 저지! 홍천군민대회’를 열었다. 홍천연대회의는 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월운리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물걸리석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하오안리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가 모여 출범한 연대기구다. 출범 기념을 겸해 열린 이날 대회에는 홍천주민 약 300여명이 운집했다.
강호창 물걸리석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물걸리는 친환경농업 특구지역이며 홍천 친환경 급식 유통센터가 있고 생태전환마을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자 내촌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마을이며 귀농귀촌 인구도 가장 많은 곳"이라며 "철저히 사익을 위해 진행되는 석산개발이 분진발생, 공기오염, 수질악화 등 심각한 문제를 불러 친환경 농사가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대대로 이어온 자연환경과 마을이 파괴된다"라고 호소했다. 또 "석산개발은 철저하게 사익을 위한 사업이고 친환경농업과 자연환경은 공익이다. 석산개발은 사익 대 공익의 문제"라고도 강조했다. 5년간의 싸움을 통해 골프장 건설을 막았던 노태균 월운리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홍천군이 골프장 단일 시설 및 골프장이 포함된 관광단지 등 골프장 시설 입안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라며 "신영재 홍천군수는 공문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홍천군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의 강재구 위원장은 양수발전소 원리와 댐 건설 시 주민 이주의 필연성에 대해 설명하며 “군청은 귀농귀촌을 추진하면서 이미 살고 있는 주민은 내쫒는 사업을 진행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남궁석 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송전탑 건설 예정지가 되는 순간부터 담보대출조차 거부되며 1개 마을 당 50억 이상의 재산피해가 생기는 등 해당지역 주민의 경제적인 피해가 막심함에도 불구하고, 한전과 홍천군은 주민 모르게 사업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입지선정위원회 거부를 빌미삼아 송전탑 문제를 주민 탓으로 돌리고 있다”라며 “한전과 홍천군은 주민의견을 수용하고 송전탑을 지중화로 변경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홍천에서는 현재 사업구간에 포함되는 14개 마을 중 8개의 마을이 송전탑을 결사 반대하고 있으며 새로 건설되는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를 지중화로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명중 하오안리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 위원은 “하오안리에서 추진하려는 소각장은 건축 폐자재 소각이 이루어지는 곳인데 이러한 시설이 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지려 한다”라며 “하늘로 치솟는 연기와 콧구멍을 꿰뚫는 냄새 등 유해물질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마을을 지켜야 한다”라고 규탄했다.
대회에는 양평명성리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원회, 지리산사람들, 원주녹색연합, 대학생기후행동 강원모임 등 의견을 같이하는 타지 시민단체들과 이효성 녹색정의당 비례후보를 비롯해 진보당·녹색당·더불어민주당 등의 정당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윤주옥 지리산사람들 대표는 “살던 주민을 쫓아내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며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라고 밝히며 홍천연대회의에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회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 난개발을 추진하며 전기 공급마저 막았던 홍천군을 규탄하는 의미로 녹색연막탄을 피워 올리는 상징의식과 함께 △주민동의 없는 개발사업 전면 거부할 것 △홍천군은 주민 요구를 수용할 것 등을 제시하며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