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출신 편집국장의 오만을 경계하며

2013-12-22     심증식 편집국장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셨다. 나 역시 10여년 직업으로 농사를 지었다. 그래서 농업문제를, 농촌사정을, 농민의 정서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농민 개개인이 겪고 있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고 복잡하다. 이러한 농업문제를 어떻게 신문에 풀어내고 대안을 만들어 낼 것인가는 항상 어려운 문제다.

지난 1년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의 고민은 무엇보다 농촌현장을 얼마나 생생하게 지면에 담을 것인가? 였다. 그래서 기자들은 매주 농촌현장을 발로 뛰어 기사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농촌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한국농정신문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여겼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오늘 우리 농업의 현실을 기록하고자 했다. 부족함이 많지만 농민독자들의 지지와 성원을 분에 넘치게 받고 있어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농업전문지 중 유일한 농민 출신 편집국장이라는 직함은 더 할 나위 없이 무겁다.

밖으로는 든든한 배경과 탁월한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 전농과 안으로는 농업 농민 농촌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 편집국 기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성원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 모두 편집국장의 부족한 탓이었다고 시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