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사 절반은 했구먼.”
[사진이야기 農·寫] 모내기 위한 물못자리 내던 날
2013-05-19 한승호 기자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서 황오복(70), 전영자(75), 손옥화(51), 최인숙(65), 정정숙(42), 박미화(37)씨는 볍씨를 뿌렸다. 침종과 소독을 거쳐 미리 싹을 틔운 볍씨였다. 바구니 한가득 볍씨를 담은 농민들은 허리 옆에 형형색색의 바구니를 끼고 모판과 모판 사이를 오고 가며 연신 씨를 뿌렸다. 농민들의 세심한 손길에 골고루 볍씨가 뿌려진 모판은 아침햇살을 머금어 누렇게 빛났다.
이윽고 모판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배수로를 통해 들어온 물은 모판을 감싼 부직포를 조금씩 적셨다.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살펴보던 김영석(전북 고창군 공음면 구암리)씨는 “모판 위에까지 물이 차고 나면 다시 물을 뺀 뒤, 마를 때까지 3~4일 정도를 그대로 나둔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물못자리를 마친 김씨는 물이 차오르는 모판을 보며 일손을 거든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막걸리 한 잔을 입으로 털어 넣었다. “올해 농사 절반은 했구먼”이라는, 희망 섞인 말과 함께. 김씨는 오는 6월 10일경에 모내기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