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전북 정읍에 420mm 기록적 폭우
농경지 1만ha 침관수
지난 9일 전북 정읍에 하루 동안 420mm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1969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 강수기록이며, 전북 도내 역대 1일 최고 강우량(1942년 전주 336mm)을 갈아치웠다.
산사태, 주택 침수, 도로 및 제방 유실 등 정읍시내 전 지역에 걸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농업분야의 피해가 막심했다. 논 9,737ha, 시설하우스 261ha, 밭 4ha 등 농경지 1만여 ha가 침관수되었고, 축사 65농가가 침수되고 오리 207,400수, 닭 88,300수, 돼지 2,565두 등이 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출하를 앞둔 수박 등 시설하우스 작물들은 모두 못쓰게 됐고, 축사는 이미 부패가 시작된 가축들의 사체로 냄새가 진동하였다. 평야지의 논은 피해가 더 광범위했다. 동진강과 고부천 주변 신태인, 태인, 감곡, 정우, 이평, 고부, 영원 등 곡창지대가 거의 대부분 물에 잠기고, 상당면적이 침관수된 상태로 48시간을 넘겼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잉기에 2일 이상 관수되면 이삭의 피해율이 70~80%, 수확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침관수 피해는 벼의 생육단계, 강우정도, 침관수 기간, 기온 및 수온, 수질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번 정읍지역의 피해는 여러 조건 상 최악의 피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정읍농민단체연합은 농축산 분야 수해대책을 요구하며 11일 김생기 정읍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김생기 정읍시장은 “정부로부터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피해 조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윤택근 정읍농민단체연합 사무국장은 “폭우로 한순간에 터전을 잃고 한해농사를 망쳐버린 농민들은 살 길이 막막한데, 정부의 농작물 재해기준이 모호하여 침관수되어 거의 수확이 불가능한 벼도 농약비나 대파비 정도로 피해금액이 산정되는 등 농업 분야 피해액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정부의 현실성 있는 재해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