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저효율’ 유통개선 큰 계기 돼야

올 12월 공사 시작, 3단계 걸쳐 2018년 완공
도, 소매기능 분리, 하역체계 개선 등 ‘주목’
시장 유통주체 “영업면적 확대” 한 목소리

  • 입력 2010.01.03 13:1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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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여년간 논란을 계속하던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이 드디어 시작된다. 올해 말까지 설계를 마치고 12월부터 공사에 돌입하는 이 사업은 5천40억원(2005년 기준)이 소요된다.

가락시장은 1985년 6월 개장 이후 국내 최대 도매시장으로서 농산물 유통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개장 후 20여년이 경과함에 따라 시설이 노후화 되고 시장내 도소매 혼재, 과포화 된 처리물량으로 동선의 가중, 시설면적의 협소로 시장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현대화 사업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출하농민들에게는 하역비 감소 등으로 더 높은 수취가격을 제시하고, 도매시장 고유의 기능을 회복함과 동시에 고비용 저효율의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락시장의 현재 모습=지난해 8월 농수산물공사가 외부 연구용역업체에 의뢰한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건설기본계획’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락시장은 초기 건설 당시 1일 평균 설계 물량 4천6백80톤이었던 것이 2008년 현재 7천8백69톤 반입으로 계획 당시보다 약 1.68배를 초과하고 있다.

이러한 도매시장의 시설면적 협소는 거래물량 과다로 인한 반·출입 시간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인력 중심의 하역으로 기계화 비율이 낮아 효율성이 적으며 표준 규격화가 미흡해, 파렛트 단위 거래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 파렛트 출하는 2008년 기준 전체 거래 물량의 6.4%(국내산 2.7%, 수입산 3.7%%)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집배송 시설이 미비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 혼잡도가 높아지고 중도매인 점포와 이동거리가 멀어 물류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접근의 편의성을 이유로 중앙로, 동편로, 탑정로 등 간선도로에 무단주차가 많으며, 시장 외부도로를 점유하여 집배송장으로 활용함에 따라 외곡도로 교통 혼잡 및 지역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농수산물을 분산하는 역할을 하는 중도매인은 영세성과 비규격품 취급 등으로 인해 수수료, 하역료, 참여상인의 마진(이윤) 등 경쟁적 유통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특히 이 연구용역에 의하면 가락시장 청과부류 중도매인 월평균 거래금액은 100∼200백만원이 31.6%로 가장 많으며, 월평균 500백만원 이상인 중도매인은 전체의 3.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 연구보고서는 향후 도매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최저거래금액에 미달하는 중도매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외부 상인들이 가락시장 이전과 동시에 이주해 불가피하게 현재의 도매시장 권역내에 위치한, 직판·관련 상품 상인들은 현재 총 1천8백76개소가 있다. 이들은 이미 수십년간 관행적 영업활동으로 인해 현재는 도·소매 기능 혼재로 인한 혼잡도의 증가와 도매시장의 경쟁력강화의 저해 요인으로 지적됐다. 소위 직판상인이라 불리는 이들을 도매시장 내에서 분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중 하나이다.

▶가락시장, 어떻게 바뀌나?=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지난해 11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설계경기 당선작을 발표했다. 농수산물공사는 이번에 당선된 작품을 토대로 지난해 12월부터 설계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2월부터는 공사를 시작해 3단계에 걸쳐 2018년에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화사업 1단계에서는 관리서비스시설(업무지원시설, 부대편의시설, 판매장 등)을, 2단계에서는 도매시설(청과3동, 수산동, 축산동, 환경동 등), 3단계에서는 도매·물류시설(청과1·2동, 집배송센터 등)을 건축할 계획이다.

▲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지난해 11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설계경기 당선작으로 선장한 가락시장 조감도.

농수산물공사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르면, 우선 냉동·냉장창고와 포장·가공처리장을 지하화하고 환경관련 시설을 집적화하는 한편, 주차면수를 기존보다 2배 넓게 건설키로 했다.

특히 가락시장에서 병행되어 오던 도·소매 기능을 완전히 분리해, 소매시설을 송배대로변으로 집적화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이 편리하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될 뿐만 아니라 반·출입 동선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U자형 도로 배치 및 일방통행 운영으로 반입구 및 반출장 면적을 극대화했으며 차량 동선의 상충을 최소화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를 통해서 연간 사회적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도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지연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550억원이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이 불필요한 유통비용이 절감되어, 생산자의 수취가격은 높아지고 소비자 가격은 보다 낮아지면서 값싼 농수산물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인들, 영업면적확대 한 목소리=유통인들이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바라는 공통분모는 영업면적 확대이다. 도매법인들은 경매장이 현재보다 더 확대되어야 많은 물량을 수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영 도매시장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면 출하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도매법인들은 또 하역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가락시장은 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해 기계를 이용한 하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산지에서 출하하는 농산물에 대한 포장화가 이뤄지지 않아 하역비가 더 많이 추가되기 때문에 하역체계가 현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도매인들도 영업(점포)면적의 확대, 저온저장창고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절기 예냉 버섯, 고급 채소 등과 같은 품목은 상품성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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