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농민단체 뭉치는데 최선 다할 터”

신임 한국가톨릭농민회 회장 임 봉 재 씨

  • 입력 2009.12.28 13:31
  • 기자명 김영미 지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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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커트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유난히 지적으로 보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50대인지 60대인지, 농민들이 있는 곳이면 농민들의 투쟁에 늘 함께 하는 한국가톨릭농민회 임봉재 신임회장을 만나 보았다.

임 회장은 지난 18일 수원 농민회관에서 열린 가톨릭농민회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됐다. 임 회장은 암울했던 1970년대  중반부터 농민운동을 시작해 40여년간 농민운동을 하고 있으며 농민운동의 산 역사이기도 하다.

▲ 임봉재 신임회장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늘 청년처럼 살아간다. 경남 산청군 단성에서 혼자 농사를 지으시며 농민운동을 하고 있다.

-농민운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그리고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려서(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 도와 농사일 몸에 배었구요. 그래서 지금도 머리를 써서 하는 일 보다 몸으로 하는 일이 익숙하고 편하답니다. 그리고 1960년대 말부터 농촌지역에서 협동조합운동을 하면서 힘겨운 여성농민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농촌지역 신협활동을 하면서 매년 50만명 이상의 젊고 힘 있는 사람들이 농촌을 떠난 그 빈자리를 농촌여성들이 대신하여 먹을거리 생산은 물론 농업, 농촌을 지키며 오로지 자식과 가족만을 위해 희생, 봉사 밖에 모르고 사신 저의 어머님 같은 여성농민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시작한 것이 여성농민운동이었고 여기까지 왔네요. 여성농민운동을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부터였습니다.

-연세도 적지 않고 여성으로서 전국회장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출마하게 된 계기는?

▶출마동기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동지들의 권유로 하게 되었습니다.  농민운동하고부터 지금까지 조직이 원하면 따른다는 생각으로 살아 왔어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도망치고 싶었고, 조직이 나를 놓아주기 바랬는데…

-당선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달라진 점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떨떨합니다. 하지만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숨은 뜻을 헤아릴 순 없지만, 이 땅의 농업, 농민, 농촌을 살리고 사람 사는 세상(대동세상)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가농회장으로서 꼭 해야 할 일이(또는 하고싶은 일) 있다면?

▶회장으로서라기 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이구요. 우리 가톨릭농민회가 실현하고자 하는 생명공동체운동(대동 세상)에 작은 불쏘시개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

-농민단체들의 연대를 위해 가농의 역할은?

▶우리가 헤치고 가야 할 길은 갈수록 더 험하고 끝이 보이지 않지만 농민단체들만이라도 뜻을 모아 같이 나가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한국농정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타 언론에서 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농업, 농촌, 농민 문제를 잘 짚어주고 농민들의 가려운 곳 찾아 긁어 주어야 합니다. 도시 생활자들을 비롯하여 농민 아닌 모든 사람들이 같이 인식하고 해결점을 찾는데 힘을 보탤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숨이 차도록 험한 오르막 길을 오르지도 못한 채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새해에도 기운 잃지 마시고 건강하게 또 우리 가야할 길 함께 달려갑시다.

〈진주=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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