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창립 20주년에 부쳐

  • 입력 2009.12.21 14:10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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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 창립 2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20년 전 바로 오늘 여성농민들은 전국조직을 결성하는 창립대회를 열었던 것이다.

전여농은 출범이후 꾸준하게 식량주권 사수와 여성농민의 권익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전여농이 출범할 당시에 결성선언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여성농민은 항상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민족의 양식을 생산해 온 민족의 어머니이다.

전여농은 출범부터 소싸움, 수세폐지, 고추수매, 쌀값보장 등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다양한 실천적 활동을 펼쳐 왔다.

전여농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강화되면서 농업에 대한 자본의 지배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그 어느 조직보다 먼저 깨닫고, 비아 캄페시나의 회원조직으로 참여하는 등 농민운동의 지평을 넓히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거대 초국적 농업관련기업들의 농업지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종자문제의 심각성을 바탕으로 토종종자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침으로써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전여농은 국제적 연대뿐만 아니라 전국여성연대나 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식량주권지킴이단 사업, 토종옥수수지키기 사업을 전개하면서 국내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전여농을 통해서 우리 농업과 농촌에 대한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농민운동의 차원을 다양한 층위의 단체들과의 결합을 통해 승화 발전시켰다는 점뿐만 아니라, 지역단위에서 농업을 지키기 위한 고민들을 여성농민의 섬세한 마음으로 품어내는 작업을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얼굴 있는 생산자와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함께 하는 ‘우리텃밭’사업을 진행하면서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도시의 소비자들과의 연대의 틀을 공고히 하는 사업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희망메시지를 도시와 농촌에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년이 된 전여농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조직력에서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대중 속에 보다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이는 지역활동을 구체적으로 전개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농업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여농이 전체 여성농민 나아가 전체농민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고민을 더욱 깊고 폭넓게 진행할수록, 지역에서 구체적인 활동의 성과를 지역민들과 공유할수록 전여농은 한국 사회발전의 중요한 주체로 거듭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전여농의 힘찬 행보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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