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농업현실…농민단체 분열 안된다

  • 입력 2009.12.14 12:02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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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의 연합체인 농민연합이 최근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민 최대조직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와 한국여성농민회총연합(한여농)이 최근 농민연합 탈퇴를 천명했다고 한다. 산적한 농업, 농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로 뭉쳐도 어려울 비상한 시국에 이렇게 흩어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탈퇴이유가 강경일변도의 투쟁방식 때문이라고 하지만, 일선 현장의 농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한농연의 이번 농민연합 탈퇴가, 농민단체 분열 도미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물론 한농연 측에서는 농민연합 가입단체로서 활동하기에는 행동의 제약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가입단체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것 뿐이지, 사안별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유연하게 연대할 것이라면서, 농민단체 분열 등의 확대해석을 극구 경계하고는 있다.

그러나 한농연의 이번 탈퇴 결정은 자매단체인 한여농이 이미 탈퇴의사를 밝혔고, 쌀전업농연합회가 쌀값 투쟁과 관련,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농민단체 분열 우려가 현실로 될 것이라는 농업계의 우려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한농연의 농민연합 탈퇴 통보에는 여러 뒷말이 무성하다. 바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전농 고립화 문건 때문이다. 이 문건에는 “한농연, 농촌지도자연합회와 사전 협의로 반정부 구호 배제, 집회일정 변경”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한농연의 이번 탈퇴가 농식품부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농업 현실은 엄중하다. 쌀값 폭락으로 농심이 들끓고 있지만, 기껏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남는 쌀 수매 확대와, 쌀 가공식품 개발 등 단발성에 그치고 있고, 농민단체들이 요구해 왔던 대북쌀 지원, 생산비 보장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어디 그뿐인가. 농협중앙회 신용·경제사업 분리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농협 사업구조 개편등의 농협 개혁은 농민단체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게 진행 중이며, 자칫 지난 수십년간의 숙제였던 농협개혁이 이번에도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그런 점에서 농민단체는 더욱 굳건히 뭉쳐야 한다. 농민단체간 불협화음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된다. 정부 의도대로 끌려간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동안 공동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근본적인 쌀값대란 해결, 진정 농민을 위한 농협개혁 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농민단체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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