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국익인가?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입력 2009.12.14 11:47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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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일자 동아일보 사설을 보고 다시 한 번 동아일보의 일방적 주장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동아일보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WTO각료회의에 반대하기 위해 출국했던 3명의 한국NGO 대표단이 입국을 거부당하자 그동안 보여주었던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 ‘폭력시위꾼’으로 매도하며 나라망신을 시켰노라고 주장했다.

폭력시위로 매도하는 동아일보

또한 칸쿤에서 절명하신 이경해 열사는 세계농민들에게 WTO의 위험성을 알려내 전세계 농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음에도 ‘폭력시위꾼’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는 일이다.

국익이란 무엇인가? 세계 어느 나라를 불구하고 무역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역이 공정하지 못하여 약자들의 주머니를 후려내고 농업을 파탄의 지경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이 국익인가. 이 땅에 농업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도록, 무역이 공정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야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국익이다. 그러기 위해 세계 각국의 농민들과 NGO들이 나서서 시위를 하며 외치는 것이다.

윤봉길 의사는 “상공업이 발전한다고 해도 지구상의 농사는 누군가의 손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했다. 즉 핸드폰이 먹을거리가 되진 않기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사회,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나라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청껏 외쳐보지만 여론을 주도하고 장악하는 힘 있는 언론들이 진실이 무엇인지, 그들이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알려 하지 않고 마녀사냥식으로 죽이려 하는 것은 계산된 의도에 의한 여론몰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동아가 지적한대로 전농과 진보연대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용산참사범대위, 그리고 평택범대위, 전국연합등에 주도적으로 함께 하였다. 우리는 당연히 민족모순과 사회모순 그리고 국민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적 권리를 이용하여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것이 스위스입국 불허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말해주길 바란다.

공기인 신문은 공명하고 정대해야

말도 안 되는 통계수치를 가지고 시위공화국 운운하는 동아는 독재로 국민을 통치하던 시절이 그리운 것인가. 개인이라면 얼마든지 자기입장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신문이 한쪽의 입장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문이 공기가 되는 것은 공명하고 정대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칭 ‘찌라시’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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