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30% 증수 등 농업협력성과 ‘가시화’

남측 자재·기술 전수, 인력육성도 활발 북측 협동농장 자립기반 조성 등 ‘과제’

  • 입력 2007.10.07 23:45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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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 통일농업의 시발점, 남북농업협력

2. 남북농업협력의 현주소 1

3. 남북농업협력의 현주소 2

4. 톡일통일과 EU통합이 통일농업에 주는 시사점

5. 통일농업으로 나아가는 길

지난 4일 남북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은 6.15공동성명에 이어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동성명은 8개의 항목과 2개의 부속항목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행 과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더불어 농업분야의 협력사업 역시 획기적 진전이 있을 것이며 이에 사업방식과 내용에서 창조적 구상이 요구된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협동농장 단위의 남·북 협력방식을 시도하는 곳으로는 통일농수산사업단이 금강산지역에 삼일포협동농장, 금천리협동농장, 개성지역에서 송도리협동농장과 협력하고 있고, 경기도가 평양시 당곡리협동농장과 협력하며, 한민족복지재단이 평남 숙천군 약전리협동농장과 협력하고 있으며, 경남농업협력회가 평양시 장교리협동농장과 협력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적인 지역인 금강산과 개성지역에서 다양한 농업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 통일농수산사업단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통일농수산사업단 사례

통일농수산사업단은 2005년부터 3개년 사업으로 금강산지역 삼일포협동농장, 금천리협동농장에서 진행해왔으며 올해부터 개성지역에 그간 협력모델을 적용해 시행하고 있다. 먼저 통일농수산사업단의 남북농업협력의 특징은 민관협력, 협동농장단위의 협력, 시범사업 시행 후 확대,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 현재 삼일포협동농장에서 남측에서 보낸 콤바인으로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이 농장에서는 남북농업협력으로 30%이상의 벼 증수효과를 내고 있다.
첫째, 남측의 민관협력체를 결성했다는 점이다. 민관협력의 장점은 남측 정부 관계자가 직접 나서면서 발생하는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고 민간이 시행주체가 되어 북측과 협력한다는 점이다.

이 사업은 통일부가 농업분야의 남북협력사업을 전문성 있는 민간단체인 통일농수산사업단에 위임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민간단체로서는 정부기금을 지원 받아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남북관계의 특성상 당국간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민간이 독자적으로 북과 협력하긴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협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관은 남북농업협력의 통로를 열어주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지원하며, 민은 전문성을 가지고 영농자재와 기술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협력체는 통일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는 국민 여론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지자체와 지역주민들간의 협력모델을 제공해 지역 단위로 북측과 농업협력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통일농수산사업단을 통해서 여주 지역의 경우 여주군과 협력하여 여주군통일사업협의회를 결성해 금강산과 개성지역에 고구마재배를 하고 있고, 나주지역의 경우 나주시와 지역농협 간에 협력 테이블이 만들어져 개성지역에 과수단지 조성에 힘쓰고 있다. 그 밖에도 화순군은 화순민주평통과 함께 개성지역에 온실을 건설하고 온실재배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둘째는 협동농장단위의 협력사업이란 점이다. 북측은 농업의 기본 생산단위와 분배단위를 협동농장으로 하고 있다. 협동농장원들의 작업분조 별로 생산에 참가하며 노동일수와 생산량에 따라 분배받는다. 이러한 북측의 기존 체제를 존중하는 가운데 협동농장의 책임 있는 관리자와 협의할 수 있다.

더불어 협동농장에 농업용수 개발, 수리관계 정비, 육묘장, 온실 건설 등 농업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이에 맞는 작물을 선택 재배함으로써 종합적 농업협력이 가능할 수 있다. 개성 송도리협동농장에 200m가량 심정을 개발하고 관수시설을 확보함으로써 주변 과수원, 양돈장, 온실에 필요한 용수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다양한 시범사업을 시도하고 성공사례 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북측방식, 남측방식 마지막으로 북측과 남측을 결합한 방식이 그것이며, 세 가지 방식의 성과를 보고 다음 해 사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두벌농사(이모작) 경우에도 첫해에는 20ha에서 시작해서 지난해에는 100ha까지 늘렸으며 북측 배추, 무의 모종을 남측 방식으로 온실에서 키우고, 남측 감자와 북측 감자를 동시에 심어서 수확량을 비교한다.

사업분야는 수도작, 친환경벼재배, 밭작물의 온실·노지 재배, 두벌농사(벼+보리·밀), 양돈, 과수, 양잠, 인삼 등으로 다양하다.

두벌농사 올해 100ha로 늘려

다음으로 통일농수산사업단의 남북농업협력의 특징을 바탕으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우선 사업지에서 생산물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금강산지역에서 쌀 생산량은 북측포장 대비 30%이상의 증수효과를 냈으며, 올해는 작년대비 5%이상 증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측에서도 정책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두벌농사도 올해 100ha를 시행했으며, 보리 수확량은 북측 대비 40%의 증수효과를 냈다. 비료와 조생종 종자를 공급하고 파종과 수확을 기계화한다면 얼마든지 두벌농사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감자, 옥수수, 콩 등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대체로 예년대비 50% 이상의 증수효과를 냈고 인근 북한포장 대비 25% 이상을 달성하였다.

또 다른 성과는 남측의 자재 뿐만 아니라 기술이 전수되고 전담인력이 육성되어 향후 남북농업기술교류뿐만 아니라 양 지역의 기술교육기지로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농기계와 양돈분야의 기술은 여타 산업과 연계되어 있으며 남측의 발전된 농업기술을 전달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금강산지역 농기계수리소에는 북측 농기계전문인력 7명을 육성했으며, 3개 양돈장에서는 남측 수의사로부터 북측의 11명에게 양돈기술이 전수되고 있다.

더불어 금강산지역에 연 1천두 생산 가능한 양돈장 시설을 완비했다.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고 증축한 성북리 양돈장, 모돈·종돈 사육장인 금천리 양돈장, 비육돈사인 삼일포 양돈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적 성과내려 노력 기타 사업으로는 북고성지역에 액비를 공급하는 공장인 애국복합미생물효소공장의 설비를 개선했다. 미생물 제제를 지원하고, 전기 방식의 미생물 발효 장치를 전기가 부족한 북한 실정에 맞게 수동으로 교체하는 등 북측 현실에 맞도록 개조한 사례가 있다.

앞으로 양돈시설과 연계해 퇴비생산량을 더욱 늘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헤오리벳지 등 녹비작물을 활용한 유기벼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 한편 개성 송도리협동농장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과수단지 조성, 인삼시범사업, 양잠사업, 그리고 개성공단에 공급할 채소류 계약재배 등을 추가하였다.

통일농수산사업단의 농업협력사업은 다양한 성과와 함께 의미 있는 과제도 제기하고 있다. 농축산물 판매수입이 다시 생산에 재투자되어 협동농장의 자립기반이 조성되도록 지역소득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사업기간도 1∼2년 단기에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계획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다음 주에는 통일농수산사업단과 비교하여 사업주체별, 지원분야별 협력사례 등을 분류해보고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또 그 성과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안경아 통일농수산포럼 간사>

▲ 개성 협동농장의 양돈장 신축현장과 비닐하우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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