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쌀값대란 문제 해결 농협이 나서라

  • 입력 2009.10.19 10:35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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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쌀 수확기, 풍년가가 드높아야 할 농촌의 지금은 쌀값과 전쟁이 한창이다. 쌀값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떨어져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며,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논 갈아엎기, 목숨을 건 단식,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 봉쇄투쟁 등 농민들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쌀값안정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금까지 대책은 땜질 식이며, 농협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특히 농민조합원이 주인이라는 농협은 수수방관한 채 쌀값폭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다. RPC농협들이 본격적인 추수가 시작됐지만, 지금까지도 수매값을 결정하지 못하는가 하면, 오히려 수매값을 떨어뜨리고 그 물량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단경기에 사상 초유의 역계절진폭 발생으로 큰 손실을 경험했던 지역농협들이 내년에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다. 이는 농민 조합원들과 협의를 통해 해결이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도, 농협들은 이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 현장농민들의 전언이다. 물론 일부 지역농협에서는 선지급금을 5만원 이상 지급키로 하는 등 농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는 있다.

뿐만 아니다. 농협RPC들이 쌀값하락의 주범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에 농민들의 최저생산비도 안되는 4만원(20kg 쌀) 이하의 저가미를 공급하면서, 미끼상품으로까지 전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깊이 인식하고, 수확기 농가들의 불안과 분노를 잠재우는데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혜안을 모아야 한다. 농민들도 주장하고 있지만, 올해 수확되는 쌀을 일괄 구매하고, 출하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쌀 유통의 50%를 책임지고 있는 농협RPC들이 연대해서 수확기 홍수출하를 방지할 경우 앞으로의 쌀값이 분명히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협이 농민조합원과 함께 근본적인 쌀값안정대책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촉구하는 것이다. 대북 쌀 지원 재개, 생산비 보장을 위한 쌀 목표가격 21만원 보장,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단경기 쌀값 계절진폭 10% 이상 허용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기회에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대정부 농정활동 기능을 되살려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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