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자체 신경분리안은 만행이다

  • 입력 2009.10.19 10:33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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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는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12년 신용사업 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먼저 독립시키고, 경제사업은 2015년 경제지주회사로 분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농협의 총자본금 12조2천억원은 금융지주회사에 전액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경제지주회사의 자본금 필요액 9조6천억원 중 6조원은 정부가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은 또 농협중앙회의 명칭은 지금대로 유지하고 상호금융 부문은 현행대로 하되 전담 대표이사를 두기로 했다. 농협은 27일경 대의원총회를 열어 이사회가 의결한 신경 분리안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우려가 현실로 구체화되는 순간이다. 금융지주회사를 먼저 분리하고 자본금을 통째로 몰아주고 난 뒤 경제사업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라는 당치도 않은 배짱을 어떻게 부릴 수 있는지 통탄스럽다. 그것은 농민을 볼모로 정부가 돈을 지원하라는 파렴치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무슨 농협개혁인가. 개혁은커녕 개악 중에서도 개악이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만행이다. 농협개혁의 본질은 농협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며, 농협의 정체성은 다름 아닌 농민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 주는 경제사업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조합원은 안중에도 없고 저들만 살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

이러한 농협의 오만과 부도덕은 농협조직의 변질과 그릇된 타성에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감독기관인 정부의 안일함과 무능이다. 정부는 겉으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농협개혁을 독려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하여 농협개혁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동안 정부는 농협을 어떻게 지도 감독했기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감독기관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농협이 이렇게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이제 농협과 정부에 의한 농협개혁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농민조합원의 일치 단결로 농협개혁을 이루어 내는 일밖에 없어 보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위해 농협개혁 총궐기 대회를 열어 국민들에게 알리고 지역으로부터의 조합탈퇴운동을 통하여 농협조직을 해체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인다.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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