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형 농업]땅 살리고, 생산비 줄이고 ‘일석이조’

■ 충북 괴산군 감물면 ‘경축순환농업’ 현장

  • 입력 2009.10.05 16:5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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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감물면에는 농가단위의 소규모 경축순환농업이 확산되고 있다. 경축순환농업이란 농가에서 논농사·밭농사의 부산물로 가축을 키우고 가축분뇨를 퇴비화하여 다시 땅에 뿌려 작물을 키워내는 이른바 자원순환형 농업을 말한다.

“경축순환은 옛날식 농사짓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엔 집집마다 마당 한 켠에 외양간이 있었고, 여물을 주고 소를 키워 거기서 나오는 분뇨는 차곡차곡 쌓아 양질의 퇴비로 만들어 땅심을 키웠다. 비료로 억지로 작물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사료와 항생제로 소를 키우지도 않아 오히려 힘이 덜 든다.”

감물면의 농가들은 경축순환 농업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농사라고 입을 모은다.  감물면은 축산과 경종농업의 순환이 지역단위 보다는 농가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농가단위 경축순환농업은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안전한 농업을 지향한다.

▲ 경축순환농업은 논농사.밭농사의 부산물로 가축을 키우고 가축분뇨를 퇴비화하여 다시 농사에 이용하는, 버릴 것 없는 자원의 순환이 이뤄진다. 사진은 완숙퇴비와 유기농법으로 키운 밭작물.

한동안 지역단위의 경축순환도 이뤄졌었다. 그런데 도처에 흩어져 있는 볏짚을 가져오는 일도, 퇴비로 돌려주는 일도 시간과 힘이 많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사라진 농촌에서, 퇴비도 그냥 전해만 주는 것이 아니라 논·밭에 살포해 주는 일까지 하려면 만만치 않았다.

자연스레 지역단위 보다는 개별 농가단위인 소규모 경축순환 농법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감물면 백양리 김용길 씨(67)는 “경축순환농업은 자급자족형 농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3천평 경작지에 소 10마리 정도 있으면 거기서 나오는 퇴비만으로도 농사짓는데 문제가 없다. 소도 농사지은 옥수수와 볏짚, 콩깍지 등으로 먹이고 있어 사료값 폭등에도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기농업을 하던 터라 오래 전부터 소를 키우고 싶었다. 3년 정도 소를 키워보니 퇴비도 충분해 농사짓기가 한결 수월하다. 퇴비도 얻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경축순환농업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용길 씨는 “키우던 소를 모두 출하해서 15마리 정도 구입하려고 했는데, 송아지값이 강세라 추석이후에 10마리 정도 구입할 계획”이라며 아쉬워 했다.

경축순환 농업을 연구하고 있는 (사)흙살림 김정은 씨는 “유기농업을 하려면 소규모 축산이 병행되어야 한다”라며, “생산비를 줄이는 가장 적절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장 이상적인 결합인 경축순환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공동축사, 송아지 구입 지원과 공동퇴비장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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