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阿修羅)

  • 입력 2009.10.05 11:32
  • 기자명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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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는 증오심이 가득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전쟁의 신(戰神)이라고도 한다. 그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한다.

인간이 선행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 이기게 되고, 악행을 행하면 불의가 만연하여 아수라의 힘이 강해진다. 아수라의 힘이 강해지면 세상은 살맛이 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한동안 매스컴을 달군 것은 단연 인사청문회였을 것이다. 개각을 위해서 청와대는 지난 시기 입각대상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홍역을 치룬 경험이 있어 국민들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인물로 판단되는 인사들을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예외 없이 비리와 자질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불법과 탈법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고위공직 후보자 당사자들은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몇 차례 검증을 거친 인사들임에도 하나같이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병역비리, 대가성뇌물들이 줄줄이 이어 나오면서 마치 우리사회에서는 고위공직 후보가 되려면 필수사항으로 갖추어야할 덕목(?)이라도 되야 하는 것처럼 되고 말았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고위공직자들의 덕목이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는 그만두고라도 거짓말과 도둑질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었으니, 야당으로서는 당연히 그들의 불법과 탈법을 문제삼는 것이 제 역할 아니겠는가.

그러나 일부의원들은 청문회를 무슨 요식행위정도로 취급하고 있으며 직무수행 여부는 따져보지 않고 야당의 공세에 엄호만 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국민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아수라라고 하는 것이다. 권력과 재력을 겸비한 인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방법이 마치 아수라장 속에서 이전투구를 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국민들의 아픔과 슬픔, 절망과 한탄은 알 바가 아니며 오로지 나와 내 가족들이 배불리 따듯하면 그만 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며 적당히 얼버무려 그 자리에 앉아 또 다시 자신의 구린 배를 채우려 하고 있다.

본격적 추수를 앞둔 추석 농심이 들끓고 있다. 내년에도 농사짓게 해달라는 소박함을 짓누르지 마라. 세상의 가장 선한 사람들이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불법과 탈법으로 돈과 권력을 움켜쥔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으니 세상은 항상 아수라의 세상이 되고 만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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