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한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

  • 입력 2009.09.22 09:51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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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을 벼 수확기를 앞두고 농심이 흉흉하다. ‘농민 값’이라는 쌀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조생종 햅쌀이 출하되고 있는 가운데 쌀값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5일 발표한 ‘2009년 쌀 속보’에 따르면, 산지 벼 가격은 9월5일 기준 40kg 한가마당 4만8천123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2%나 떨어졌다. 농경연은 이에 대해 작년산 재고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늦은 추석으로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정부가 최근 농협중앙회를 통해 작년산 쌀 10만톤을 사들였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 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해산 벼 작황은 일단 평년작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들 올해산 햅쌀까지 쏟아지면, 앞으로 쌀값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국회에 제출한 주요현안 보고에서 올해 수확기 농가의 쌀 판매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농협과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유통업체를 독려하기로 했다. RPC에 벼 매입자금 9천184억원을 지원해 수탁판매를 활성화하고, 농협중앙회로 하여금 1조3천억원을 들여 벼 매입에 나서도록 하는 등 올해 쌀 생산량의 52.6%인 242만톤(공공비축 포함)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단경기에 유래 없는 쌀값 폭락을 경험했던 유통업체들이 이같은 정부의 독려에 호응, 쌀을 사들일 것인가는 지극히 의문이다.

지난 7∼8월 단경기 쌀 값은 작년 수확기보다 5.6% 떨어졌고,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큰 단경기 하락폭이다. 앞으로도 단경기에 쌀값이 떨어져 보관료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예견되는데 누가 쌀 매입에 나서려 할 것인가. 본격 수확기가 목전에 다가왔는데도 지역농협 등 산지 매입주체들이 매입가격을 결정치 못하고, 주위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독려는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해답은 나와 있다. 농민과 정치권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공공비축용 쌀 매입을 작년보다 20만톤 이상 늘리고, 현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쌀 지원 재개와 해외원조 등을 통해 일정물량을 시장에서 격리시키는 것이다. 지금 남은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가 이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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